
북한의 대학생들이 한 달 남짓한 짧은 방학 기간에 매일 농장으로 퇴비를 나르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를 ‘애국심의 발현’이라고 치켜세우지만, 정작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오중흡청진사범대학은 지난달 말 학생 1인당 매일 한 양동이씩의 퇴비를 지정된 농장으로 운반할 것을 지시했다.
이달 3일부터 25일까지 이 같은 퇴비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매일 농장으로 향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방학은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돼야 하지만, 북한 대학생들에게는 이런 방학의 의미가 무색한 셈이다.
퇴비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대학 청년동맹 조직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에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할당량을 채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일부 학생들은 생산한 퇴비를 가지고 매일 자전거로 지정 농장에 ‘출근’하는 반면 일부는 농장 실무자와 사업해 퇴비의 양을 부풀리거나 운반 횟수를 늘리는 식으로 과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지에 따라 뼈 빠지게 퇴비 과제를 수행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나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매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비율이 전체의 15%도 채 되지 않는다”며 “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 80~90%는 일정한 권력과 경제적 배경을 갖춘 집안의 자식들이고, 그런 학생들이 농장과 사업해 과제 때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매일매일 농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과제 수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불공정성에 회의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게 그의 말이다.
더욱이 올해 소대별(학급별)로 퇴비를 모아 집단적으로 농장에 운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이 직접 할당량을 운반해야 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점도 학생들의 불만을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소식통은 “대학에서는 단체로 움직이는 것보다 학생 개별 과제를 주는 것이 더 간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퇴비를 제대로 운반하지 않았으면서도 전표(확인증)를 제출하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학에서는 퇴비 과제를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충성심과 애국심을 보여주는 행위’로 포장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식의 선동에 뒤돌아 코웃음을 치며 “차라리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방학이라 고향으로 내려간 학생들은 20일까지 대학에 돌아와 그동안 못한 퇴비 과제를 무조건 수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어려운 몇몇 학생들은 그래서 아예 고향에 가지 않고 퇴비 과제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