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2022년 8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통해 개정한 ‘우주개발법’ 전문을 데일리NK가 입수했다.
개정안은 기존 법안의 우주개발 목적과 관리 체계 부분을 대폭 보완했으며 ‘국가 방위력 강화’를 명문화하고 있다. 북한이 우주개발을 단순한 과학기술적 도전이 아닌 국방전략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는 점이 엿보인다.
본보가 입수한 개정 우주개발법 제1조는 ‘나라의 방위력을 강화하는데 이바지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돼 국가 우주개발의 사명을 명확히 했다.
또 제3조에는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라는 표현을 써 우주개발의 국가 방위적 성격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8조 국가우주개발지도기관의 임무에 ‘국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우주개발사업 추진’을 포함하기도 했다.
다만 제2조 우주물체의 정의에서 ‘관측로켓’과 ‘탄도미사일’을 제외했고, 제4조에서는 ‘우주물체의 발사와 운용을 국제적 기준에 의거하여 안전성을 담보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우주개발을 빙자한 사실상의 무기 개발이라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밖에 개정법은 제7조, 제8조에서 국가우주개발지도기관의 역할과 임무, 권한을 구체적으로 정비했다. 이에 따르면 국가우주개발지도기관은 ▲종합적인 계획 수립 ▲감독·통제 ▲우주물체 설계·제작·조립·발사·운용 지도 ▲기술 인증 등 우주개발사업 전 과정을 총괄한다.
또한 개정법 제38조는 우주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해당 조항은 중앙교육지도기관이 우주과학기술 인재 양성 체계를 세우고 우주개발 분야의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를 키워내고 이들의 기술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제40조에 우주개발자들을 사회적으로 우대해 줄데 대한 내용을 명문화해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조건을 보장하도록 법적으로 뒷받침했다. 전문 인재 육성은 물론 개발자들에 대한 동기 부여를 통해 사업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황현욱 데일리NK AND센터 책임연구원은 “개정된 우주개발법은 방위력을 명시하면서도 이를 군사적 목적과 분리된 것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대외적으로는 정상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우주개발을 위해 조직을 체계화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등 상당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결국 개정된 우주개발법은 북한이 평화적 개발과 군사적 활용의 경계를 모호하게 설정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대외 전략을 도모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하는 듯한 내용을 법에 담아 외교적 비난을 피하려 하면서도 우주개발을 군사전략의 연장선에 두는 이중적 태도가 이번 개정법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한편, 북한은 우주개발과 관련한 책임과 처벌 조항도 대폭 강화했다.
실제 북한은 개정법 제47조에 ▲우주과학연구계획을 미달했거나 승인 없이 조절·변경했거나 계획수행률 허위 보고한 경우 ▲우주물체의 발사와 운용을 기술 규정의 요구대로 하지 않아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 ▲우주개발과 관련한 비밀을 누설한 경우 등 총 8가지 행위에 관한 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그러면서 법 위반 행위가 범죄에 이를 경우에는 형법에 따라 형사적 책임을 지우도록 명시(제48조)하기도 했다.
처벌 규정을 명문화함으로써 사업 추진 및 실행 과정에서의 부주의와 비효율을 방지하고 우주개발사업에 대한 감독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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