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된 군인들의 심리적 위축 등 사기 저하 문제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로씨야(러시아)로 내보낸 병사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히 위축돼 있으며 문화 등 여러 면에서도 적응을 못하고 사상적으로도 변화될 조짐이 있다는 문서가 지난달 하순 이후로 계속 전해지고 있어 (북한 당국의) 고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9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을 기해 러시아 현지에서 전해진 문서들에는 ‘우리나라에서 사상적으로 검증되고 육체적으로도 단련된 군인들이지만, 실전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리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등 파병 군인들의 동향이 담겼다.
북한 당국은 러시아 현지에 나가 있는 군사 부문 일꾼들의 보고 문서를 통해 군인들이 파병 초기와 때와는 달리 하루하루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와 충격에 빠져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특히 외부세계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파병 군인들이 현지에서 러시아군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경외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돼 심각성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처음 접한 외국인을 신기해하거나 지나치게 우상화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더욱이 감시와 통제 속에서 움츠러들어 있는 북한 군인들이 당당한 자세의 러시아 군인들 모습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있는 상태로 보고됐다.
소식통은 “현지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북한) 병사들을 마주한 일부 러시아군 병사들이 ‘근본적으로 사람 대접을 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이에 (북한 당국은) 우리나라 병사들이 언어적,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러시아군 병사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 문서에는 러시아군 내부에서 북한 파병 군인들에 대한 불만이 점점 쌓여가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최근에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파견된 병사들이 더욱 두려움에 떨며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데다 적응 문제에도 부딪쳐 낙심하고 있어 이들이 언제든 당과 국가를 배신하고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북한 당국은 파병 군인들의 사상적 동요를 차단하고 이탈을 방지할 대책을 다시금 모색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파견된 인원 외 또 다른 고위급 인원을 추가 급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