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해 각 조직에 선전선동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간부와 근로자들의 혁명 사상과 애국심을 고취하겠다는 의도인데, 정작 주민들은 반복되는 구호와 노래에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9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달 말 전원회의 결과에 따른 조직별 목표를 각 기관·기업소에 전달하고, 10일까지 목표 달성을 추동하는 경제 선동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신의주시 락원동에 위치한 락원기계종합기업소 당위원회는 대형 건설 기계 및 설비 생산 확대를 전원회의 결정에 따른 목표로 내세워 노동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선전선동 사업을 벌이고 있다.
소식통은 “도(道) 예술단과 기업소 내 예술선전대가 합동으로 새해맞이 공연을 진행한 이후 매일 아침 출근길 선전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소 정문 앞에 방송차를 배치하고 30분 동안 경제 선동 음악과 구호에 맞춰 선전대원들이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당 정책 관철을 위해 헌신할 것을 호소할 목적으로 기업소별로 선전대를 두고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또는 작업 시간에 선전 가요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게 한다.
이와 관련해 앞서 기업소 당위원회는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투쟁에서 일꾼(간부)들과 근로자들의 혁명 열의를 고취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선전대의 역할과 임무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 기업소는 당의 사회주의 건설에 필수적인 전략적 전구를 담당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에게 당의 목소리를 진실되게 전달해 증산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업소 당위원회는 노동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소품을 선전 사업에 활용할 것을 선전대에 주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선전대의 선전 활동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해부터 성과를 부추기는 선전선동에 열을 올리는 것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TV나 방송에서도 매일 선전선동이 반복되는데 이것도 모자라 직장에서도 수시로 선전대를 합세시켜 ‘바쳐라, 떨쳐나서라, 투쟁하라’ 외쳐대니 정신이 사납고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귀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떠들어 대는 선전선동은 듣기만 해도 신물이 난다”며 “요즘 세상에 그런 것을 듣고 당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