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시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입고 나온 패딩을 본뜬 제품이 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김정일이 착용해 북한 주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명 ‘부장동복’처럼 겨울철 필수 패션 아이템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 동복(패딩)’이 벌써 시장에 나왔다”면서 “원수님이 새해 행사 때 입고 나오신 동복과 거의 똑같은 색상과 모양새(디자인)”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의류를 제작하는 임가공업자들은 수수하면서도 깔끔한 이른바 ‘원수님 동복’이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트 형식으로 돼 있어 일반적인 패딩처럼 부해 보이지 않고 단정해 특히 직장 남성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눈썰미 있는 의류 임가공업자들은 최근 김 위원장이 입고 나오는 패딩이 인기를 끌 것이라 보고 곧바로 제작에 착수했다고 한다. 일단 업자들은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소량만 제작해 150달러(한화 약 22만원)에 시장에 내놓고 있다.
또 일부 의류업자들은 평성시 외에 다른 지역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전국 주요 시장에 견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성시는 의류 가공공장이 많고, 전국의 상인들이 도매 거래를 위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평성에서 제작된 새로운 디자인의 의류가 전국 시장에 유통돼 큰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원수님 동복’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다고 한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울 정도의 비싼 가격인 데다 김 위원장이 착용한 것이라고 설명하지 않으면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도 의류업자들은 ‘원수님 동복’이 입소문을 타면 불티나게 팔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과거 1990년대 김정일이 입은 겨울 외투가 ‘부장 동복’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면서 의류업자들이 크게 이익을 거둔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해당 제품은 부장급 간부들이 입는 옷이라는 의미에서 ‘부장 동복’이라 이름 붙여졌고, 김정일이 입고 나와 ‘장군님 동복’이라고도 불렸다. 북한의 거의 모든 성인 남성이 한 번쯤은 입어 봤을 정도로 그야말로 대유행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미 1월 초순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시기적으로 패딩을 팔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동복은 원래 12월 말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라며 “출시가 조금 늦은 점이 있긴 하나 한두 명이 입기 시작하면 주변에서 따라 입으려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유행이 돼 갑자기 판매가 급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평성에서 의류를 만들어 파는 50대 주민은 “일반 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유행에 따라 옷을 입을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올해는 아마도 돈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유행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에 추세가 형성되면 내년부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원수님 동복을 사 입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부장 동복도 처음에는 돈 있는 사람들 사이에 유행했다가 결국 대중적인 제품이 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 원수님이 입고 나온 동복을 딱 보는 순간에 돈 벌 기회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40대 의류업자는 “현재 가격을 150달러로 내놨지만 판매가 부진할 경우 더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 내놓을 계획”이라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고가의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릴지 장담할 수 없으니 시장의 반응을 보고 더 많은 사람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쪽 지역은 아직 춥기 때문에 동복 판매에 그리 늦은 시기는 아니다”며 “유행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