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각총리 교체에 주민들 “박태성이 김덕훈보다 나은가”

경제 부문에서 변화 있을지 주목…평양시민들은 식량·수도·전력 문제 해결 바라기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각각 내각총리, 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경제부장으로 임명된 박태성(왼쪽)과 김덕훈.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말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북한 내각총리가 김덕훈에서 박태성으로 교체된 것과 관련,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올해 경제 부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평양시민들 속에서는 이번 전원회의 간부사업(인사)에서 내각총리가 교체된 것이 가장 화제가 되고 있다”며 “박태성이 김덕훈보다 더 나은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민들은 내각 총리의 활약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것이 바로 ‘공급’이라며 앞으로 평양시 공급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평양시민들은 5년 전에 비해 공급이 줄고 생활이 많이 후퇴하면서 빈부의 격차가 커졌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특히 중요한 것이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총리가 바뀐 올해 지난해보다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평양시의 주부들은 “지난해 식량 공급을 100% 받은 달이 없고 여름에는 곰팡이 핀 쌀을 공급받기도 했다”면서 “올해는 총리가 바뀐 값을 좀 톡톡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평양시민들은 수도 및 전력 문제로 고통받는 현실을 총리가 풀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 총리 임명을 두고 가장 말이 많은 것은 평양시 중심구역에 새로 입사한 주민들”이라며 “고층에 들어가 앉은 주민들은 집은 좋은데 물 문제, 전기 문제가 가장 큰 애로여서 이번 총리가 이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지금의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경제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총리가 몇 번씩 바뀌어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간부사업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고, 누가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일부 간부들은 박태성의 경제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료 출신으로 경제 분야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몇몇 간부들은 ‘기본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경제를 운영해 나가겠는가’,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를 잘 내릴 수 있겠는가’, ‘내각 안에서 경제에 밝은 이들과 불협화음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을 하며 조심스럽지만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간부들 사이에서는 “박태성이 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가 경제의 내부 기강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둔 간부사업이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평안남도 당위원회 책임비서, 최고인민회의 의장, 당 선전선동부장, 당 과학교육비서 겸 국가우주과학기술위원장 등을 역임한 박태성은 최근 열린 전원회의에서 내각 총리에 새롭게 임명되는 동시에 당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도 올라 높은 정치적 입지가 확인됐다.

그동안 경제를 총괄했던 김덕훈은 이번 인사에서 내각총리에서는 물러나게 됐지만 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경제부장에 임명돼 굳건한 입지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