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미국 백악관발(發) ‘러시아 파견 북한군 1000여 명 사상’ 브리핑은 국제사회의 큰 충격을 안겼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북한군 1만여 명이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됐으며 사상자는 1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북한 군인들이 총알받이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군과 각종 SNS에 등장하는 동영상과 사진은 더 충격적이다. 전문가들은 눈 덮힌 들판을 지나다 드론의 습격을 받는 병사들의 모습과 더불어 사망한 군인의 얼굴을 훼손하는 장면을 주목한다. 실전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투입된 군인들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고 ‘보안’을 명목으로 비인간적인 행위를 일삼는 북한식(式) 야만성이 드러난 행태라는 지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한 북한군 병사의 일기를 공개한 가운데, 북한 당국의 생명권 경시를 꼬집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 병사가 “배은망덕한 짓”, “재생의 길”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귀국 후 사면이나 감형 등을 약속하고 사지로 내몬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데일리NK는 최근 북한 내부의 고위급 군(軍) 간부와 접촉해 러시아 파병 북한군 사망에 관한 당국의 인식과 대책, 향후 계획 등을 물어봤다.
다음은 군 고위 간부 A씨와의 일문일답
-러시아 전쟁에 투입된 북한 군인이 사망한 것을 북한 당국도 알고 있나?
“국가는 이 상태를 이미 보고받았으며 군 지휘 체계를 통해 정상적으로 전달·보고 되고 있다. 관련 정보는 군에서 시시각각, 최고사령부와 중앙군사위원회에 월 1회 정기적으로 보고선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군인 사망 사실이 북한군 내부에 퍼졌는지도 궁금하다.
“폭풍군단 현지 부대나 실제 로씨야(러시아)에 파견된 전투원들이 생활하다 나간 소속 구분대들에서는 개인적 동요나 뒤말(뒷말)이 있을 수 있다고 예견하고 교양사업을 짜고 들고 있다.”
-군인 사망 사실이 알려지면 내부에서 동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동요 가능성에 대해 어떤 입장이며 또 대책은 무엇인가?
“이 문제로 내부에서 동요가 있다는 공식적인 행정적, 정치적, 보위부적 종합 보고는 아직 없다. 우리의 원칙과 목표는 변함이 없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전군중적 심리 안정을 위해 전쟁이 종결되면 3~4단계의 내부적, 전문분야적, 부대적, 국가적으로 지정된 곳에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관련자 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정치사업 방안과 선전교양사업을 활용해 상황을 통제할 것이다.”
-전사자 처리는 어떻게 하나?
“이들의 시체는 절대로 돌려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유골 화장재로 오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전쟁 상태에 따라 신속히 처리가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신분도 위장하고 사망자 얼굴을 없애는 등 인적 사항을 감별할 수 없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이와 관련한 지시가 하달된 것인가?
“이는 적군의 정보 수집을 방지·방해하기 위한 군사적 전략이며 적진에 파견된 전투원들도 생전에 파견 전 군기 앞에서 선서와 서약으로 승인한 부분이다.”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철수를 결정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전투병 전장 투입은) 국제적 조로(북러) 군사 관계를 유지하고 조선과 로씨야 인민의 전략적 국가 리익(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으로, 철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북한이 추가 인원을 파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느 부대 인원을 언제 몇 명이나 보낸다는 계획인가?
“새로운 인원 파견은 군사적 필요와 전략적 협력에 따라 이미 결정된 것이다.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할 수 없지만 종전 시기까지 우리는 로씨야 동지들과 함께 한 전호에 있을 것이고 추가적으로 전투원들을 파견하며 동기훈련을 부대에서 하든 실전으로 로씨야 참호에서 하든 우리에게는 싸움준비 완성에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자사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아니겠나. 이와 관련해서 현재 북한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나?
“현재 전술적 훈련을 강화하고 군사 장비를 보강하며 1차 파견보다 로어(러시아어) 군 통역 인원을 두 배로 늘려 조로 군인 사이의 작전 수행 능력 소통을 최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