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시장에서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서 주민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물가도 덩달아 치솟으면서 시장 거래가 위축돼 끼니를 잇기 힘든 주민이 늘어났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돈대(환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까지 폭등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마당에서는 물건을 사려는 주민은 갈수록 적어지고 장사꾼만 매대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혜산시 장마당에서 겨울 패딩을 판매하는 30대 여성 김 모 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장세만 내고 물건을 하나도 팔지 못했다. 주민들의 구매력이 급락하면서 시장도 활기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수입업자들의 손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가 계속되자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도매로 판매하는 상인들은 내화로는 물건 값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손해를 메우기 위해 가격을 더 올려받고 있다.
수입물품 가격이 올라가자 소비자들도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 상황도 심각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지금 돈대의 상승세가 계속되거나 고착되면 밥 굶는 사람이 급속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제 상황에 대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북한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먹고 사는 문제로 수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국가는 손을 놓고 있다”며 “오히려 감시와 통제에만 혈안이니 한숨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사람들은 환율이 안정되서 시장에서 장사가 잘되기만을 간절히 바란다”며 “시장이 활성화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 음식 장사를 하는 주민들은 대부분은 취약계층인데, 특히 이들은 장사가 되지 않아 다른 돈벌이를 찾아야 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상인들의 수입이 좋아야 음식이나 식료품이 팔리는데, 전반적으로 벌이가 좋지 않다 보니 몇 날 며칠을 시장에 나가도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면서 “이에 장마당 장사를 잠시 중단하고 다른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추운 겨울에 농장에 나가 이삭줍기를 하거나 일부는 경제력 있는 주민들이 나가야 하는 인민반 동원에 대신 참여하고 그 대가로 먹거리를 얻기도 한다.
또한 일부 직장인들은 내륙 지역에 짐을 보내는 상인들의 짐꾼 역할을 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