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당국의 농민 탄압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의하면 군량미 납부 정형 총화를 위한 회의에서 도 당위원회 조직비서가 “농촌에 반당, 반국가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군량미 납부계획을 다 하지 못한 농장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고생하면서 ‘나라 쌀독’을 채우는 농민을 돕지는 않고 국가 의무 수매계획을 다 하지 못했다고 반당, 반국가 행위자로 취급하며 압박하는 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그러는 것이지만 올해도 농민들은 연초 겨울 추위와 한여름 무더위 속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확을 마친 농민들이 활짝 웃으며 풍년을 기뻐하고 1년의 고생을 만족해하는 모습을 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경험 해보지 못한 고온이 지속되고 압록강 중하류 자강도 평북도 지역은 한곳에 한꺼번에 쏟아붓는 집중호우로 거의 수확하지 못한 상태로 8·15 광복 전보다 더 못하다. 8월부터 쌀 1kg 가격이 계속 상승했지만, 그것이 다 농민의 수익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도시의 대형 상인과 정부가 가져간다.
올해는 옥수수 수확철부터 시작된 군량미 독촉과 기후재난에 의한 생산량 감소가 농민들의 주머니를 비워만 갔다. 인건비 등 영농 생산비는 물론 환율 인상으로 이자만 해도 예년의 2~3배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농민들의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빚 독촉에 견디지 못해 사금 채취장이나 건설장 일공(아르바이트) 노동 떠나는 이들도 이제는 여럿 보인다고 전해진다.
현재 남한은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 5000달러를 넘고 있는데 북한은 1000달러에 못 미치고 있고 농민은 겨우 200달러로 1년 식량 분배와 텃밭 소득이 다일 뿐이다. 그나마 소득 중 농사철 생존을 위해 꾸어다 먹은 양이 50%로 내년 봄에 또 빚을 져야 먹고 살 수 있다. 농민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인한 소득은 30% 내외로 조사되고 있다.
최근 김정은 정권은 자기의 부화방탕과 핵무장에 돈을 망탕 쓰면서 재정 건전을 이야기하며 농민에게 쓰는 돈은 너무도 아까워한다. 미사일과 핵 개발에 수조 원이 들었다는데 당장 내일이 보이지 않는 농민을 위해서는 예산을 쓰지 않고 있다. 올겨울 농민들은 마음마저 얼게 생겼다.
북한 경제는 농업을 떠나서 성장할 수 없다. 따라서 농민이 안정되면 나라는 활기를 띤다. 현재와 같은 반대의 경우는 지역경제를 암울하고 침통하게 한다. 분명한 것은 당 간부가 말한 반국가 세력이 노동당 지도부와 김정은이라는 사실이다. 민족과 통일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반국가행위 아닌가?
북한 노동당은 농민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고 농민들이 당장 닥쳐온 엄혹한 겨울을 따스하게 날 수 있게 지원해 줘야 한다. 농업의 목표가 생산량 증가가 아닌 농민 소득 증가로 이어지도록 농민들에게 자율성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