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제대 앞둔 군인들 농대 진학 독려…농촌 인력난 해법?

농업 기술자 양성하겠다는 국가 정책에 부응…일부 군인들 "차라리 제대 않겠다" 불만 표하기도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북한 군인과 초소. /사진=데일리NK

북한 국방성 대열보충국이 내년 봄 제대 시즌을 앞두고 병사들의 지방 농업대학 진학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국방성 대열보충국이 지난 2일 4·25훈련소 대열부에 내년 2월 제대 예정인 병사들에게 시·군급 농업대학 진학을 적극 권장할 것을 지시했다”며 “4·25훈련소는 이번 지시를 제대군인의 농촌 탄원을 통한 농촌 인력 부족 해소라는 국가 정책 집행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4·25훈련소는 산하 대대급 이상 부대들에 이번 국방성 대열보충국의 지시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내년 봄 제대 예정 병사들에게 공지한 뒤 10일까지 추천서를 올리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특별히 4·25훈련소 대열부는 지시가 내려온 이후 내년 봄 제대 예정인 병사들에게 시·군급 농업학교 진학의 필요성과 장점을 알리는 등 설득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제대군인을 농촌 기술자로 양성하려는 국가 정책에 부응해 제대 예정 군인들에게 시·군급 농업대학 진학을 독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학이나 학교 추천 관련 지시는 개별적으로 전달됐는데, 올해는 대열참모가 직접 제대 예정 군인들을 모아놓고 집체적으로 포치해 농업대학으로의 진학이 유달리 강조되는 분위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4·25훈련소 대열부 역시 중앙급 농업대학도 아닌 시·군급 농업대학 입학 뽄트(T.O)만 내려오자, 이를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내년 봄 제대 예정인 병사들은 시·군급 농업대학 진학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몇몇 군인들은 농업학교 진학이 제대 후 사회생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어떤 군인들은 개인적인 희망 사항(진로)과 맞지 않게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진학을 요구하는 데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업, 의학, 상업 등 다양한 분야의 학교 추천 기회가 주어졌는데 올해는 농업대학 T.O만 내려와 제대 후의 사회 진출 폭이 좁아졌다는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젊은 청년 군인들 속에서는 이번 지시가 희망을 꺾는다는 의견이 많다”며 “‘내가 농촌에서 평생 살려고 금 같은 청춘 시절을 바친 게 아니다’라며 대열 참모에게 차라리 내년 봄 제대를 하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군인들도 있고 뒤에서 조용히 제대 연장을 문의하는 군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 소식통은 “몇몇 군인들은 이번 지시가 4·25훈련소에만 내려온 것이라면 그만큼 훈련소의 위상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런 곳에서 복무한 것이 자랑스럽지 않다는 실망감도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어떤 군인들은 일단 지방 농업대학에 추천받은 뒤 제대 후에 지역 인민위원회 대학생 모집국과 사업해 다른 분야의 대학으로 진학할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