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남도 덕천시의 한 주민이 “마약은 주민을 살리는 가장 좋은 의약품”이라고 발언했다가 문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덕천시 외화벌이사업소에서 일하는 한 주민이 탄내(연탄가스) 사고가 많은 겨울이 가장 두려운 시기라고 하면서 탄내 먹은 사람에게는 빙두(필로폰)가 제일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다가 지난달 중순 시(市)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구루빠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겨울철 난방으로 연탄을 때는 가정들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오면서 이 같은 사고의 위험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덕천시의 한 주민은 다수의 주민이 있는 자리에서 “죽지 않으려면 탄내에 가장 좋은 약인 빙두를 소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는 등의 말을 서슴없이 했다가 붙잡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주민은 탄내 사고를 당했다가 빙두를 써서 살아난 사람들의 예까지 들어가며 탄내를 먹었을 때 빙두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방법까지 상세히 설명하는가 하면 ‘빙두는 자격증 없는 소문난 의사’라며 마약 사용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에 마약 관련 문제로 3개월간 노동단련대 생활을 한 이력이 있었음에도 조심하지 않고 떠들고 다니다가 결국 또다시 처벌받을 위기에 놓였다.
사실 덕천시의 일반 주민들은 물론 권력기관 간부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에 대비해 마약을 구비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 주민도 크게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말을 내뱉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 주민은 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구루빠에 끌려간 뒤에도 ‘내가 지난 겨울 탄내를 먹고 죽을 뻔한 주민들을 4명이나 발견해 빙두로 살려냈다. 그러니 빙두를 무시할 수 있겠는가’라며 항변했다”며 “그러면서도 ‘나는 빙두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붙잡힌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그는 “주민들은 빙두나 아편을 마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비상약재로 여기고 있다”, “주민들이 약보다 더 믿는 것이 마약이다”, “당장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단속 대상이 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소식통은 “마약 관련 행위를 단속하는 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구루빠도 주민 사회에 마약이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의약품 부족 현실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실지(실제) 병원에서도 못 살리는 인민들을 빙두나 아편이 살리고 있으니 단속할 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구루빠는 북한 당국이 마약 관련 행위를 중범죄로 여기고 있는 만큼 올해 말까지 마약 관련 행위로 붙잡힌 이들에 대한 공개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선포하고 마약 범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