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그 후③] 급류가 삼킨 자강도 회중리 ICBM 기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월 1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0월 31일 아침 공화국 전략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영구화하는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세우는 중대한 시험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하시었다”라며 전날 발사한 ICBM의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전날 발사한 ICBM의 이름이 ‘화성-19형’이며 북한의 개발한 ICBM의 ‘최종완결판’이라고 주장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자강도 화평군 회중리에 위치한 북한 전략군 산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운용 여단은 북한의 핵전략에 핵심적인 주요 군사시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곳도 지난 7월 말 내린 기록적인 폭우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회중리 미사일 기지는 여전히 복구가 진행 중이라는 전언이다.

산악 지형의 역습예상치 못한 급류가 갱도 삼켜

3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자강도 회중리 특구 지역에 위치한 ICBM 기지 전략군 부대는 예상치 못한 비로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에 큰 피해를 입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 지역은 압록강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평균 해발고가 높아 홍수나 범람 우려는 거의 없었지만, 산골짜기 곳곳에서 발생한 급류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했다.

산비탈을 따라 거세게 떠내려온 물줄기는 지하 미사일 보관 갱도와 유사시에 군인들이 생활하는 인원 갱도에 그대로 쏟아져 들어가는 등 벙커 시설 전반에 치명타를 입혔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시 갱도 입구에 초기 비상조치를 취했으나 산골짜기에서 쏟아져 내린 급류가 사방으로 스며들면서 손 쓸 새 없이 지하 갱도와 일부 장비가 순식간에 물에 잠겨 손상을 피할 수 없었다”며 “한 방향으로 흐르는 강물은 방파제로 막을 수 있겠지만 사방에서 쏟아져 내리는 산골 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해 책임론 확산지휘부 해임과 군사재판 진행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이번 수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해당 (ICBM 운용) 여단의 부대장과 정치위원이 해임되고 군사재판에도 넘겨지는 등 부대 내부에 심한 후유증이 남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사일 기지의 피해는 비록 부분적이었지만 북한 당국은 이번 사태를 ‘재난 대응 위기관리 실패로 인한 막대한 군사적 손실’로 규정했고, 지휘 체계의 부실과 전략 자산 관리 실패를 둘러싼 책임 논란이 확산하며 한바탕 폭풍이 몰아쳤다는 것이다.

특히 부대장과 정치위원을 해임하고 군사재판에 회부한 것을 두고서는 부대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는데, 일부는 여태껏 이들이 세운 공로를 무시한 채 책임을 지나치게 부풀린 과도한 조치라고 비난했고, 또 일부는 당과 국가의 가장 소중한 군사 전략적 자산을 생명처럼 지키지 못한 중대한 실책에 따른 정당한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해임된 부대장과 정치위원은 결국 지난달 중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월 1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0월 31일 아침 공화국 전략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영구화하는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세우는 중대한 시험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하시었다”라며 전날 발사한 ICBM의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전날 발사한 ICBM의 이름이 ‘화성-19형’이며 북한의 개발한 ICBM의 ‘최종완결판’이라고 주장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한편 10월에는 당 군정지도부와 전략군 지휘부 책임 간부들이 미사일 기지 현장을 방문해 내부 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대 관리 체계 전반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으며, 지휘 체계의 허점과 전략 자산 보호 실패에 대한 강도 높은 질책이 쏟아졌다는 전언이다.

복구는 여전히 ing구조적 취약성 그대로 드러나

수해가 발생한 지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회중리 미사일 기지 복구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수해로 육로, 철로가 파괴되면서 복구 작업이 지연돼 여전히 갱도의 일부는 사용이 불가한 상태에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미사일 보관 갱도와 인원 갱도 복구는 특수 자재와 전문 기술이 동원돼야 하는데, 시기적으로 추위까지 겹쳐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이번 수해로 미사일 기지 방수 설계와 지반 보강의 필요성이 매우 중요하게 제기됐다”며 “중요 군사 전략 시설 공사의 허점이 드러나 큰 교훈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번 수해는 북한 전략군의 핵심 미사일 기지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내 준 계기가 됐고, 이에 향후 전략군 군사시설 설계와 관리 방식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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