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짐승 사료로나 쓰이던 두부 찌꺼기로 연명하는 세대 증가

1kg에 1000원 하는 비지 사서 하루 끼니 해결…"겨울까지 겹치니 살아갈 걱정에 답답하기만"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비지로 끼니를 해결하며 연명하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런 세대들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비지를 사다가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비지는 대체로 집짐승의 사료로 사용돼 왔다. 그러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끼니 해결이 어려운 일부 주민 세대들이 비지를 대체 식량으로 사용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그러다 최근 들어 비지로 끼니를 해결하는 주민 세대가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이 같은 양상은 혜산시에서도 중심을 벗어난 외곽 지역의 주민 세대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혜산시 혜화동, 마산동 등 시내 중심에서 벗어난 지역들의 주민 세대 대부분이 비지로 끼니 해결을 하고 있다”면서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땔감을 구해야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새는 장마당 벌이도 잘 안되는 데 물가는 너무 비싸 주민들의 생활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렵다”며 “이런 실정에서 그나마 식량을 대체할 수 있는 비지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했다.

현재 비지는 1kg에 북한 돈 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1kg에 4000원 정도 하는 옥수수에 비하면 1/4 가격으로 저렴해 주민들은 비지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지에 된장을 넣고 끓여 죽처럼 먹거나 비지에 물을 넣고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을 맞춰 먹기도 한다”면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못해도 꼬장떡(옥수숫가루로 만든 떡)이라도 먹었는데 지금은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너무 비싸 엄두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혜화동에 거주하는 40대의 한 주민은 “하루살이처럼 살아야 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겨울까지 겹치니 살아갈 걱정에 답답하기만 하다”며 한탄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 주민은 “나무(땔감)를 사지 못하면 온 집안이 떨어야 하고 불을 때지 못하면 굴뚝이 얼어 더 큰 고생을 해야 해 나무는 한 단씩 사서 하루에 두 번 불을 피운다. 대신 먹는 것은 비지를 사서 먹는다. 1kg 사면 하루 종일 먹기는 하나 너무 자주 먹으니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비지에 옥수숫가루를 조금 섞어 꼬장떡 비슷하게 만들어서 먹기도 한다”고 자신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3~4인 세대를 기준으로 하면 비지 1kg으로 하루를 버틸 수 있고 나무는 한 단에 5000원짜리를 사서 이틀 동안 사용한다”면서 “결국 하루 먹을 것과 난방을 해결하는 데 3500원이 필요한 것인데 그마저도 어려우니 주민들이 얼마나 어려운 생활을 하는지 더 말해서 뭐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 이후 몇 년이 지났는데도 주민들이 집짐승 사료로나 쓰이던 비지를 먹는 형편에 처해 있다”며 “국가에서 나서서 먹는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국경을 열어 개인 밀수를 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 한 주민 생활은 나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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