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위부 고위 간부가 권력을 이용해 무역기관의 수입 자재를 압수했다가 국가보위성에 신소돼 중앙으로부터 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부는 현재 국가 재산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어 최소 보직 해임 조치를 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 혜산시 인민위원회 무역관리부 산하의 한 무역회사가 일명 ‘까또’라 불리는 굴착기 3대를 사전 신고나 허가 없이 밀수로 북한에 반입했다.
혜산시 보위부는 이 무역회사 내에 정보원을 두고 있어 밀수로 굴착기를 들여온 사실을 파악했고, 이에 곧바로 해당 무역회사를 상대로 검열을 실시해 굴착기 3대를 압수 조치했다.
무역회사는 압수된 굴착기를 찾기 위해 시 보위부 고위 간부를 상대로 지속 로비를 시도했지만, 그는 굴착기를 돌려줄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자 이 무역회사는 인맥을 총동원해 국가보위성에 해당 사건을 신소했고, 이에 따라 이달 중순 혜산시 보위부에 대한 국가보위성 검열이 시작됐다.
소식통은 “무역회사도 처음에는 돈벌이를 목적으로 밀수를 한 잘못이 있기 때문에 시 보위부 간부에게 뒷돈을 주고 조용하게 처리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분개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중앙 국가보위성에 신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회사는 국가보위성에 해당 사건을 신소하면서 “굴착기는 양강도 지방 발전 건설에 절실히 필요한 건설 기자재로, 국가 발전을 위해 들여온 건설 장비가 시 보위부 간부의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가보위성은 간첩이나 정치사상적으로 불순한 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심어 놓은 정보원을 시 보위부가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점, 시 보위부 간부가 개인 돈벌이를 위해 국가 재산을 강탈한 점 등을 문제 삼고 대대적인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검열에서 시 보위부 고위 간부는 굴착기 3대를 압수한 이후 이 장비들을 건설장에 대여해주고 개인적으로 돈벌이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해당 간부는 어떤 반론도 내놓지 못하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혜산시 주민들은 그동안 지속됐던 시 보위부의 횡포를 지적하면서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일부 주민들은 “보위부 간부가 삼키지도 못할 것을 삼키려다 화를 자초했다”, “그동안 권력을 이용해서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온 죄에 대한 처벌을 한꺼번에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국가보위성이 이번 일을 계기로 혜산시 보위부뿐만 아니라 혜산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밀수 행위에 대한 검열까지 진행하면서 무역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무역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나지 않았던 밀수 문제가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혹여나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숨을 죽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