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도 평양에서 최근 손전화(휴대전화) 날치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시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길거리나 공원에서 통화하거나 문자를 보내기 위해 손전화를 꺼내 드는 순간 날치기를 당하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며 “밤이나 으슥한 골목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대낮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무작정 달려들어 손전화를 낚아채 달아난다”고 말했다.
평양은 주민들의 손전화 소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고 실제로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날치기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날치기범들은 훔친 손전화를 수리소 직원들에게 약 30달러를 주고 넘기고 있으며, 수리소에서는 손전화를 초기화한 뒤 중고 손전화 장사꾼들에게 약 100달러에 팔아넘기고 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중고 손전화 장사꾼들은 소비자에게 약 120~150달러의 가격으로 되팔고 있다.
이렇게 훔친 손전화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나름의 촘촘한 구조가 형성돼 있어서 손전화 날치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안전부와 같은 단속 기관이 수사는 물론 날치기범을 잡아 처벌하는 데 소극적인 것도 날치기 사건이 갈수록 증가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안전원들은 날치기범이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수리소 직원, 또는 중고 손전화 장사꾼들이 훔친 손전화를 되팔아 돈벌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버젓이 알고 있음에도 이들을 단속·처벌하기보다는 이들에게서 뇌물을 받아 챙기는 데 더 여념이 없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손전화 날치기 범죄와 관련해서 안전원들도 수입을 짭짤하게 챙기고 있어 이 같은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안전원들도 훔친 손전화가 어떻게 팔리는지 경로를 다 알고 있지만, 적당히 눈감아 주면서 돈벌이를 하려고 신고가 들어와도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전원들은 당 간부나 그의 가족이 손전화를 날치기당한 경우 실적을 올리거나 잘 보일 목적으로 유통망을 추적해 손전화를 회수하고, 관련자들을 검거해 처벌하기도 하는 권력 야합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안전원들이 항상 날치기 범죄를 뇌물로 눈감아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날치기범들은 자신들의 행적이 추적당하지 않도록 여러 중간 연결자를 거쳐 훔친 손전화를 판매한다”고 했다.
한편, 이 같은 날치기 범죄는 대부분 생활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하면서 남의 물건을 훔쳐 생활비로 보태쓰는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장사로 물건을 많이 팔아도 환율이 수시로 올라 대니 계속 손해만 본다”며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 자꾸 남의 물건 훔치는 범죄가 많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