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경무부, 외출증 없이 돌아다니는 군인들 대대적 단속

벌이차 집결지, 역전 주변 등에 평소보다 경무원 많아지고 단속된 군인들 줄줄이 끌려가는 모습도

북한 경무부 군인들이 군중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 /사진= 데일리NK

우리의 헌병대와 유사한 북한 인민군 경무부가 외출증 없이 사회에 나온 군인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평성·안주·개천·덕천시 등 평안남도 지역에서 허가증서 없이 근무지를 이탈한 군인들에 대한 경무부의 단속이 대폭 강화됐다.

소식통은 “장마당 입구, 벌이차 집결지, 이동 인구가 많은 길목이나 역전 주변은 물론 중요 도로 10호 초소와 같은 곳에도 경무 완장을 두른 인원들이 평소보다 많이 보이고, 이들에게 단속된 군인들이 줄줄이 끌려가는 모습들도 꽤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평성·안주·개천·덕천시는 내륙 철도나 육로가 전국 각 지역으로 이어지는 교통이 좋은 곳으로, 이른바 ‘평고’라고 불리는 평양방위사령부를 비롯해 원리비행장, 경보교도지도국, 도로국, 공병국 등 크고 작은 구분대가 소재해 있어 평상시 군인들의 유동이 많다.

북한군은 원칙적으로 군사 임무, 물자 후송, 대열 이동, 환자 이송 등 특정 명령을 받은 경우에 한해 외출증을 발급하고 인솔자(군관 또는 구분대장)의 인솔하에 근무지 이탈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구분대장의 구두 허락만 받고 외출증 없이 병영과 사회를 드나드는 군인들이 많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물자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급 병사들을 어쩔 수 없이 인근 사택마을이나 주둔구역 마을들에 드나들게 할 수밖에 없다”며 “물자 구입과 같은 과제를 받고 외출해 나가는 병사들은 구분대장에게 보고한 지역과 승인한 시간을 어기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친척이나 후원자를 만나기 위한 것도 있고 먼 곳의 장마당을 이용하려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단 외출과 같이 병영 질서와 군사 규율을 흩트리는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명령은 그동안에도 군 내부적으로 여러 차례 강조됐지만, 최근의 긴장된 정세에서는 이 같은 명령이 더욱 중요하고 심각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외출증 없이 나와 돌아다니는 군인들을 단속하는 경무부의 활동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최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는 “구분대장들은 하급 병사들에게 외출 시 경무원들에게 단속되지 말라며 경무원들이 출몰하지 않는 지역으로만 다닐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며 “경무부에 단속되면 군단에서부터 대대까지 위에서부터 아래로 쭉 추궁이 이어지고 한바탕 불려 다니며 비판서까지 쓰고 어쩌면 이력에 오점으로 남을 수도 있어 외출을 보내면서도 노심초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전에는 없던 곳에 경무원들이 나타난 경우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달아나는 군인들을 뒤쫓으며 내는 호루라기 소리가 잦아져 더 많아진 것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른다”며 “경무원들이 서라고 하면 꼼짝 없이 서고 내놓으라면 곧이곧대로 내놓고 따라오라면 순순히 따라갔는데, 지금은 군인들도 사력을 다해 달아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