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양강도 혜산세관을 통해 중국으로 파견된 150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의류, 수산물 공장이나 식당 등으로 분산 배치돼 본격적으로 외화벌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초 지린(吉林)성에 도착한 조선(북한) 노동자들이 여러 분야의 현장에 배치됐고, 관련 교육을 받은 후 바로 업무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대부분은 중국에 파견될 당시 어느 곳에 배치돼 일하게 될지 알지 못했으며, 파견 후 현지에 도착해서야 알게 됐다.
이들은 현재 지린(吉林)성 내 의류공장과 수산물 가공공장,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위치한 식당 등에 나뉘어 배치된 상태다. 150여명 중 100여명은 의류공장과 수산물 가공공장에, 나머지 인원은 식당에서 접대원으로 일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배치된 곳에서 일주일간 집중 교육을 받은 후 지난달 중순께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난달 훈춘(琿春)의 한 의류공장에 3년 계약으로 새로 파견된 조선 노동자들은 현재 현장 일에 한창 적응 중”이라며 “조선에 있다가 막 (외국에) 나왔으니 지금은 들떠서 힘든 줄 모르고 일하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고된 노동에 여기(중국) 온 것을 후회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도 북한 노동자들은 파견 초반에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지친 기색 없이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외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노동의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 생활을 지속하면서는 육체적·심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이번에 파견된 노동자들은 이전 노동자들보다 바깥출입이 더 어렵고 더욱 엄격한 감시와 통제 속에 생활하게 될 것”이라며 “조선 노동자들이 여기(중국)서 일하는 것이 제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인권을 거론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선양의 한 식당에 파견된 노동자들은 현지 도착 사흘 뒤부터 접대일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로 적응도 못 한 채 사실상 곧바로 업무에 투입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최소 일주일간은 업무 실습 등을 거쳐 본 업무를 시작하는데 이번에 파견된 노동자들은 식당에 일이 바빠 짐을 풀자마자 일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식당에서 접대일을 하는 노동자들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근무) 환경이 그리 열악하지 않아 그나마 수월하게 적응하는 편”이라면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일을 잘해 식당 책임자가 만족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양(瀋陽)의 해당 식당은 음식 맛도 좋지만 무엇보다 서비스가 좋기로 소문나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흥성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앞서 본보는 대부분 20~30대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북한 노동자 150여명이 지난 5월부터 줄곧 대기 중에 있다가 마침내 지난달 초 혜산세관을 통해 중국 지린성으로 넘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北 노동자 150여 명, 오랜 기다림 끝에 혜산세관 통해 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