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김정은 야심작 평양종합병원 개원 무기 연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07년 말 착공한 평양심장병원은 최근 공사 재개 정황 포착

평양시 대동강구역에 공사 중인 두 곳 대형병원이 있다. 최근 두 병원 건설 진행 상황에 대해서 위성사진으로 살펴봤다. 김정은 특별 지시에 따라 2020년 3월 착공한 평양종합병원은 외관은 완공이 됐으나, 의료기기와 병원 기자재 조달 등 재원 문제로 개원을 못 하고 수년간 미뤄지고 있다. 한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07년 12월 착공한 평양심장병원은 2010년 공사가 중단돼서 10여 년 동안 방치됐다가 지난해 말 공사가 재개된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파악된다.

◆평양종합병원 개원 무기 연기

평양종합병원이 건물 외관은 완공됐으나, 내장공사 부진과 의료기기 등 기자재를 들여오지 못해 개원이 무기 연기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의료 설비 지원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구글어스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 3동에 있는 평양종합병원은 북한 적십자사 소속 병원이며, 김정은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특별 지시로 2020년 3월 17일 착공을 하고 4년 6개월이 지난 올해 2024년 하반기까지도 의료 설비 수입 어려움 때문에 아직 개원을 못 하고 있다. 외장 골조 공사는 완료됐고, 6.1ha 부지에 옥탑 정원과 외부 조경 및 수목 식재까지 이뤄졌으나 내장공사 부진, 병원설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돈이 없어서 의료기기를 들여오지 못해 병원 기자재 조달 문제로 개원을 못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부 우방국가에서 병원설비 공급 의사를 밝혔으나, 북한은 무상 지원이나 선(先)도입 후(後)상환 같은 조건을 내걸어 기자재 조달 문제에 해결을 못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 지원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4년 6월 평양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보건부 장관을 불러 김정은에게 소개하면서 러시아 의료 설비가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마도 북한이 러시아 쪽에서 병원설비를 들여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의료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북한 보건상이 러시아를 일주일가량 방문해서 북한 의과대학생 위탁교육 및 의사 재교육 등 논의를 한 것으로 보도됐다. 러시아를 통해 선진국 의료 장비 및 기구들을 들여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평양심장병원 공사 재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건립 중인 평양심장병원은 공사가 중단됐다가 착공 27년 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병원 본관 건물 옆 공터에 부속 건물 건축을 위한 기초 및 벽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구글어스

평양심장병원은 평양시 대동강구역 동문 2동에 위치하며,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10년 6월 완공을 목표로 2007년 말 착공한 것이다. 지난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당시 김대중 대통령 제안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받아들이면서 평양심장병원 공사가 본격 추진됐다. 부지는 1.95ha 정도 되고 지하 1층, 지상 7층에 260병상 규모로 건축이 진행됐다. 그러나 건축 시공사 부도와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됐고, 5.24조치 등 여파로 평양심장병원 공사가 중단됐다. 12년이 지나 2022년 공사재개 승인을 받았고 이제 건축공사가 재개된 것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병원 건물 콘크리트 외관은 완공된 상태인 것으로 보이며, 공사 중단 14년이 지나 본관 서쪽 공터에 부속 건물 공사가 시작된 것이 포착된다. 병원 본관 건물 옆 공터에 건축을 위한 바닥 기초공사에 이어서 칸막이와 벽체가 올라가는 공사 상황이 식별되고, 공사재개는 2023년 말부터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24년 안에 완공을 목표로 한다고 했으나, 시설물건축에 이어 주위 환경조경과 병원 내장공사, 설비 도입 및 설치까지 고려한다면 금년 내 완공은 어려워 보인다.

◆병원 완공 및 개원 이후 유지관리 중요

선진 의료기기, 첨단 설비를 갖춘 최신식 병원은 이후 운영 및 유지관리가 사실상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설비 보수, 필수 기자재 도입과 소모품 보급 등 지속적 점검 및 유지관리가 꾸준히 병행돼야 한다. 언제든지 자금 부족 등 사유로 관리가 소홀해지면 머잖아 세월에 따라 시설 노후화가 진행되고, 건물 껍데기만 남는 ‘유령병원’이 될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은 관례대로 병원 운영 및 모든 것에 손 벌려 남측에 요구할 수 있고 또한, 이를 당연한 권리쯤으로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그렇게 전개된다면 우리 남측 교회재단은 유지관리까지 무한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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