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 돌입 북한군, ‘화목조’ 편성하고 일부 특별휴가 보내

경제력 있는 집안 군인들은 땔감 마련용 돈 바치고 한 달 휴가 특혜…군관들 주머니 챙기기 바빠

트랙터로 통나무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군이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월동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마다 땔감 마련을 위한 ‘화목조’가 구성됐고, 일부 군인들은 이를 명목으로 무려 한 달간의 특별휴가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시에 주둔하는 7군단 예하 중대들이 지난 2일부터 땔감 마련을 위한 화목조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월동 준비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7군단 소속 하전사 A씨는 화목조에 편성돼 한 달간 특별휴가를 받고 고향인 황해북도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에서 필요한 땔감은 물론이고 해당 중대 소속 군관들의 가정집에 필요한 땔감 마련에 필요한 돈이나 그에 상응하는 물건을 구해오는 과제를 받고서다.

A씨는 연산군 홀동노동자구 출신으로, 이 지역은 중앙당과 국가보위성 등 주요 권력 기관 산하 금광이 있어 주민들의 경제적 여건이 비교적 나은 축에 속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중대에서는 A씨처럼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는 집안의 군인이 있으면 의도적으로 화목조에 편성해 자체적으로 월동 준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대 군관들은 A씨에게 땔감 값으로 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A씨가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금을 바치기로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반적인 뇌물 수준보다 훨씬 큰 금액에 해당하는 양을 요구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화목철이 되면 화목조 일부 군인들에게 휴가를 주면서 세대 화목은 물론 돈까지 챙길 수 있어 이 시기에는 군관들의 주머니가 흘러넘친다”고 말했다.

다만 A씨가 중대 군관들에게 금을 바치기로 했다는 사실은 그와 같은 중대에 있는 동료 군인에 의해 군단 보위지도원의 귀에도 들어갔다.

보위지도원은 A씨를 불러 자초지종을 캐묻고 “이 문제가 군단에 정식으로 상정되면 입당(入黨)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협박했다. 사실상 이 사안을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A씨에게 뇌물을 요구한 셈이다.

소식통은 “화목을 해대자면 승리-58(트럭) 기준으로 중대장과 중대 정치지도원 가정에 한 차씩 들어가야 하고, 중대에서 쓸 것까지 하면 못해도 대여섯 차는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보통 한 화목조가 2.5t짜리 화물 트럭 5~6대에 적재할 정도로 많은 양의 땔감을 마련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돈이 좀 있는 집안의 군인들은 특혜나 다름없는 장기 휴가를 갈 수 있으니 화목조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똑같이 화목조에 편성됐지만 돈을 댈만할 여력이 되지 않는 군인들은 하루 종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목조는 한 중대마다 5~6명으로 구성되는데, 7군단의 경우 화목조에 편입되면 군단이 지정한 산에 가서 하루 종일 나무를 패고 나르는 일을 한다. 이 일은 워낙 노동 강도가 세서 군인들 사이에서는 “화목조에 들어가면 단련대에 다녀오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집에 돈이 있는 군인들과 그렇지 못한 군인들은 복무 환경에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하전사들은 화목조로 편성되면 월동 준비 기간 내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하전사들과 정반대로 대부분 화목조에 편성되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