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에서 사회보장을 받은 노동당원들이 몰래 경제활동에 나서 돈벌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를 비롯한 함경남도 내 시, 군들에서 사회보장을 받고 뒤에서 장사 활동을 하는 당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사회보장을 받으면 해제될 때까지 당 조직 생활에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당원이 되려면 출신성분이 좋아야 하는 것은 물론 사상 검증도 거쳐야 한다.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충성분자들이라 할 수 있는데, 최근 이런 당원들이 당 조직 생활을 피하고 돈벌이하기 위해 사회보장을 받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사회보장은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일시적으로 노동 능력 상실이 인정된 사람들이 직장에 나갈 의무를 면제받는 일종의 사회적 혜택 제도다. 그런데 최근 함경남도에서는 당원들이 의사 등에게 뇌물을 주고 일을 할 수 없음을 증명할 수 있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사회보장 대상자로 인정받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사회보장을 받았거나 받으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는데, 보면 대부분이 당원들”이라면서 “문제는 이렇게 사회보장을 받고 장사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생활난과 당 조직 규율 강화가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데 당원이라는 이유로 조직 생활도 빠질 수도 없으니 사회보장을 받는 방법을 궁리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례로 이달 초 함흥시 흥남구역에 거주하며 직장에 다니던 40대 당원 김모 씨(가명)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해 사회보장을 받았다. 실제 정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데 사회보장 대상이 되기 위해 몇 개 월간 정신병이 있는 것처럼 행동해 사회보장을 받는 데 성공했다는 것.
소식통은 “당원들은 사회보장을 받을 수 있는 조건에 들기 위해 뇌물을 준 의사와 짜고 수개월 동안 병에 걸린 환자처럼 행동하고 끝내 사회보장 인정을 받는다”며 “이렇게 사회보장을 받으면 주마다 진행되는 당 생활 총화에 참가하지 않아도 되고 장사 활동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지금 먹고 살기도 힘든데 매일 출근해야 하는 데다 당원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더 볶이다 보니 생명보다 더 귀중히 여기던 당원증도 이제는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오죽했으면 ‘당원증이 밥 먹여 주냐’는 말까지 심심찮게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한 함경남도 당위원회는 이달 중순 당비서 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도당은 뇌물을 주고 사회보장을 받은 것으로 판명된 당원은 출당 조치하고 그가 속해 있는 당 조직의 책임자(당비서)와 그에게서 뇌물을 받은 의료 부문 종사자들까지 모두 법적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이에 당비서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지만, 정작 사회보장을 받은 당원들은 “출당시키겠으면 해라”라는 식으로 끄떡도 하지 않고 있어 당비서들이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