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원도 최전방 군단들에 ‘요새화’ 관련 명령 하달

국방성 "우리 국가의 남부 국경을 믿음직하게 수호"…공병부대 인력·장비 총동원해 공사 돌입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경의선·동해선 도로 및 철도’를 완전폐쇄한 사실을 전하며 “이는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와 적대세력들의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책동으로 말미암아 예측불능의 전쟁접경으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안보환경으로부터 출발한 필연적이며 합법적인 조치”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철도 폭파 사실을 내부에 공식적으로 밝힌 직후 강원도 최전방에 주둔하는 1군단과 5군단에 요새화 공사와 관련한 국방성 명령이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에 따르면 동부전선 최전방 군단들인 1군단, 5군단에 지난 18일 오전 ‘우리 국가의 남부 국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고 백승의 무훈을 아로새기자’라는 제목의 국방성 명령이 내려졌다.

북한은 지난 17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0월 15일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부 국경의 동서부 지역에서 한국과 연결된 우리측 구간의 도로와 철길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버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내용을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그대로 실었다.

소식통은 “18일 오전 하달된 국방성 명령에는 앞서 한국과 연결된 도로, 철길 일부 구간을 폭파한 상황이 먼저 언급됐고, 1군단과 5군단이 한국과의 경계에 요새화된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국방성은 남부 국경을 철저히 방어하기 위해 공병부대를 총동원해 경계 지역에 지뢰를 무작위로 매설할 것을 지시하고, 12월 1일에 시작되는 정기적인 인민군 동기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훈련 시작 전 작업을 반드시 완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국방성은 이번 명령에서 요새화 공사는 가장 눈앞에 둔 적대국과의 국경을 가르는 영토 분리로 남부 국경 연선을 따라 방어선을 구축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실제 명령문에는 이전의 최전연(최전방) 전초선이 아닌 국가의 남부 국경을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라는 등 ‘남부 국경’이라는 문구가 여러 번 언급됐다”며 “단순한 북남(남북) 간 경계선이 아닌 국가의 남부 국경이라는 인식을 확고하게 심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국방성은 이번 명령을 수행하는 군단들은 왜 이러한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한 배경을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면서 적대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력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명령에 따라 현재 공병부대들은 전문 기술 인력과 다양한 장비를 총동원해 곧바로 요새화 작업에 들어갔고, 여타 부대들에는 이번 작업과 관련해 기름이나 후방물자를 최대한 지원해줄 데 대한 지시도 내려진 상태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방성은 주어진 기간 내 계획대로 신속하게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면서 향후 검열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하기도 했다”며 “또 한편으로는 나라의 주권과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남부 국경 수호전의 첫 전투라고 생각하도록 군인들을 교양할 데 대한 지침도 내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