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세상에 공개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김정은은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생산 현장을 직접 돌아보면서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라고 했고, 핵병기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위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한층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진 실정이다.
북한이 11월 5일 미국 대선 이전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해서 국제사회에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유일의 풍계리 핵실험장 최근 동향과 인근 상황을 위성사진에서 살펴봤다.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북한 유일 핵실험장에는 4곳에 핵실험 갱도가 있다. 2018년 5월 북한이 국제 기자단을 초청하고 국제사회가 TV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핵실험 갱도와 지원시설을 폭파한 이래 모두 폐쇄돼 있었다. 그러다가 북한은 2022년 상반기 3번 남쪽 갱도를 복구했고, 현재는 3번 갱도는 언제든 사용이 가능한 상태가 됐다.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위는 세계를 기만한 거짓 쇼가 되고 만 것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약속하에 핵시설을 폭파 및 폐쇄하더라도 언제고 마음이 변해서 복구하면 그만이다. 2008년 6월 영변 냉각탑 폭파 쇼에 이어서 10년 후인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쇼로 국제사회가 두 번 속은 것이다.
북한의 6회 핵실험 중 지금까지 5회 실험이 2번 북쪽 갱도에서 실시됐는데, 7차 핵실험이 감행된다면 3번 남쪽 갱도에서 진행될 것이 유력시된다. 미국 대북 매체 ‘38노스’는 지난 9월 11일 풍계리 핵실험장 최근 상황을 보도했다. 38노스가 보도한 자료와 고해상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3번 남쪽 갱도 앞에서 아직 핵실험 준비 징후는 식별되지 않는다. 전력선과 핵실험 계측장비 케이블 등이 설치돼서 3번 갱도 안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아직 지상에서 갱도 입구로 케이블이 설치된 흔적 따위는 식별되지 않는다.
북한은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필요한 계측자료는 모두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7차 핵실험은 북한에는 굳이 거쳐야 할 필요 절차는 아니다. 단지, 외부 세계를 향해 과시하기 위한 무력시위 성격일 뿐이고, 국제정치적 협상 목적에 따라 언제든 실시할 수 있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지하갱도를 굴착할 때 나온 폐석을 쌓아놓은 버력 무더기들이 보이고, 2번 갱도 위쪽과 지원시설 위쪽에는 모두 0.6ha 정도 밭 경작지 터도 식별된다. 핵실험장을 지키는 경비군인들이 자급자족으로 농사를 짓는 것으로 판단된다. 방사능에 오염됐을 핵실험장에서 밭농사가 웬 말인지 실로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인근 화성 정치범수용소에서 죄수들을 핵실험장 노동에 동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지원시설에는 농구장 골대가 설치돼 있고, 직사각형 농구코트 라인이 지상에 그려진 것도 구글어스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진입로 교량 4곳 유실
풍계리 민간 마을 열차역에서 핵실험장까지 직선거리로 17.5km에 이른다. 이곳 핵실험장 진입로 상에서 계곡물 급류에 휩쓸려서 유실된 것으로 보이는 교량 4곳의 위치가 확인됐다. 38노스가 지난 11일 보도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글어스 위성사진에서 4곳 유실 교량 위치를 확인했다. 풍계리 마을에서 핵실험장이 있는 만탑산 아래 골짜기까지는 민간 출입이 철저히 금지된 통제구역으로 장흥천 하천을 따라서 초소와 검문소 등 군사 경비구역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풍계리 수문내 마을을 지나 핵실험장으로 올라가는 하천 변 도로상에서 4곳 교량이 유실된 것이 식별된 것인데, 지난여름 폭우와 급류에 의해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관련 자재와 인원을 실어 나를 교통로인 교량 4곳을 우선 복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안보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 준비 징후와 함께 유실 교량 복구 동향도 같이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편, 송봉선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은 최근 <글로벌TV>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과 그에 따른 대재앙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면서 심각한 상황을 경고했다. 유튜브 방송에 따르면, 북한이 6회 핵실험을 진행하면서 만탑산 일대의 지하 지반이 많이 약해진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2017년 9월 실시된 6차 핵실험은 역대 최대급으로 원자탄 위력을 훨씬 능가하는 강도의 규모였으며, 북한은 당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이 가능한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지질학자들은 6차 수소폭탄 실험이 백두산 지각을 흔들어놨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백두산은 죽은 화산이 아니고 잠자는 휴화산일 뿐인데, 북한의 6회 핵실험에 흔들려서 다소 잠이 깬 상태라는 것이다. 7차 핵실험이 강행되면, 단잠에서 깨어나 신경이 날카로워진 백두산이 거대 화산폭발과 함께 분노할 수 있다는 연세대 지질분석팀의 연구 결과도 있었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뜨거운 용암이 분출되고, 거대한 죽음의 화산재가 일대를 뒤덮게 돼 동북아의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