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한반도에 몇 차례 가을비가 내리면서 북한 임진강 상류에 물이 많이 불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 황해북도 토산군 황강댐에서 만수위에 이르는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북한이 수문을 열고 저수지 물을 방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7월 말 폭우 당시 북한이 황강댐 저수지 물을 무단 방류한 이후 한 달여가 지나 가을에 접어들며 또다시 황강댐 긴급 방류 상황이 포착된 셈이다.
◆황강댐 수문 개방, 무단 방류
9월 11일 촬영한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 위성사진(해상도 10m)에서 확인한 결과, 가을에 접어들어 비가 자주 내리면서 황강댐 저수지 물이 만수위에 가까워지자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무단 방류하여 물이 쏟아져 내리는 장면이 하얀 포말의 모습으로 포착됐다.
한국 환경부에서는 11일 접경지역 임진강 하류 하천 폭이 크게 불어난 것과 임진강 유역 최북단의 필승교 수위가 많이 상승한 것을 파악하고 군부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신속히 공유하고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토록 조치했다. 이어서 지자체에서는 임진강 하류 하천 주민과 행락객 안전을 위한 경보 방송과 순찰 계도 등도 실시했다. 아직 우리 측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황강댐 무단 방류는 9월 들어 잦은 비로 저수지 수위가 만수위 가까이 불어나자 북한이 수위 조절 차원에서 물을 긴급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 7월 폭우 당시 방류 이후 한 달여가 지나면서 가을비가 잦아지고 재방류를 한 것이다. 한국 통일부 측에서는 북한에 황강댐 방류를 사전 통보해 줄 것을 수차 공식 요청하고 촉구해왔으나, 이번에도 북한은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무단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모르쇠와 무시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에서 주한 미국대사관 농무관실 북한농업 세미나가 있었다. 이날 발표에서 미국 농무성은 올해 9~10월 한반도 기상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비도 잦을 것이라서 가을 기상은 북한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을비와 함께 불청객 태풍까지 겹치게 되면,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는 언제든 재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과 같이 환경부의 신속한 대응조치가 기대된다. 또한 북한은 접경지역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한 남북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