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요 국가 건설 현장에 ‘현지 방송 분견대’라는 명칭의 영상물 촬영팀을 파견해 체제 선전용 기획 영상 제작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현장과는 딴판인 의도적인 연출로 ‘가짜 선전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파견한 현지 방송 분견대(이하 분견대)가 이달 초 단천 1호 발전소(이하 단천발전소)에 건설 현장에 내려와 사나흘 간 촬영을 했다”며 “중앙텔레비죤(TV)에 내보내기 위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지에 내려온 분견대는 단천발전소 1단계 건설이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선전하려는 당국의 의도에 따라 연출된 영상물을 제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촬영을 진행했다.
발전소 물길 굴(수로 터널) 뚫기(굴착) 현장에서 내각 산하 대흥무역지도국 돌격대가 맡고 있는 구간의 실제 작업 상황과 전혀 다른 의도적인 연출로 영상을 촬영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더욱이 현장에서는 분견대의 연출 영상 촬영으로 인해 실제 공사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실제로는 분견대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굴착 작업이 중단됐다”며 “현실과 다른 깨끗하고 질서 있는 환경으로 보이게 하려고 지대 정리를 하는가 하면 출연 인원을 뽑아 똑같은 행동을 수십 번 반복하게 하는 연습을 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은 작업복을 제각기 입고 맥아리(맥) 없이 일하는 게 진짜 작업자들의 모습인데, 같은 작업복을 입고 펄펄 날아다니듯이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북한은 진짜 현장의 모습은 철저히 감춘 채 주요 국가 건설 사업의 성과를 드러내기 위한 보여주기식 연출 영상 제작에 골몰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소식통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영상물을 계속 보다 보면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했구나’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그러다 결국에는 그렇게 믿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게 국가가 ‘현지 방송 분견대’라는 명칭의 영상물 제작조를 현지에 파견해 영상을 만들게 하는 진짜 의도이고 원하는 효과”라고 꼬집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 말, 7월 초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단천발전소 1단계 건설을 올해 중 결속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 당시 전원회의에 관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는 “전력공업 부문에서는 단천발전소 1단계 건설을 연중에 결속하고 새 발전소 건설 대상들을 다그치는 것과 함께 현존 발전소들의 효율을 높이고 전력 공급을 합리적으로 하는데 품을 들이며 전사회적으로 전기절약 사업을 강화해 생산된 전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부족한 전력 문제를 풀기 위해 단천발전소를 비롯한 여러 발전소 건설을 다그치고 있는 형편인 셈이다.
이후 신문은 지난 7월 21일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투쟁으로 세차게 들끓는 온 나라의 일터마다 인민들에게 승리의 신심과 고무적 힘을 더해주는 혁신의 소식들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면서 “(단천발전소) 1단계 공사 완공률이 93% 선을 넘었고, 조립 작업이 기본적으로 결속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