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모임까지 열지만, 험지가는 청년들 얼굴엔 수심 가득

힘없고 돈 없는 집 청년들 대학 졸업 후 미배치 상태에서 반강제적으로 차출…주민들도 동정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월 26일 “올해에 들어와 전국 각지의 수많은 청년들이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적극 탄원했다”며 “언제나 당 중앙 따라 곧바로 나아가는 청년대군이 있어 전면적 발전, 전면적 부흥으로 향한 조국의 진군 속도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올해 들어 매달 청년들을 탄광과 광산, 농촌 등 험지로 보내면서 이를 자발적인 행위인 듯 보이도록 하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사실상 반강제적인 차출에 내부에선 비판적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청년절(8·28)을 맞으며 지난달 26~28일 청진의학대학, 청진제2사범대학, 청진철도대학을 비롯한 청진시의 여러 대학들에서 험지로 탄원(자원) 진출하는 졸업생들에 대한 축하 모임이 열렸다.

축하 모임은 여느 때 없이 성대했고, 축하 발언은 하나같이 ‘당의 크나큰 사랑과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탄광과 광산, 농촌으로 탄원한 우리 시대 청년들의 참모습’이라며 진출자들을 치켜세우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작 축하 모임의 주인공들인 청년 진출자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탄원 진출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힘없고 돈 없는 집안의 졸업생들이 졸업 후 배치를 받지 못하고 미배치 상태에 있다가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험지에 차출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마치 자신이 원해서 가는 것처럼 ‘탄원증서’라는 것도 만들어 진출자들에게 나눠줬지만, 힘든 곳에 거의 추방되다시피 가는데 그냥 그런 종잇장에 위로받을 청년들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축하 모임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진출자 청년들을 축하하고 격려하기보다 이들의 처지에 동정심을 표하며 안쓰러워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본토박이도 살기 어려운 탄광, 광산, 농촌에 스무 살을 갓 넘긴 어린 처녀, 총각들이 혈혈단신으로 가서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앞이 캄캄한 일”이라며 “모든 탄원이라는 것은 본인 의사가 아니라 이미 다니던 직장이나 거주 지역 당위원회의 강요로 할 수 없이 쫓겨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내내 자발적인 지원을 표방한 청년 험지 차출에 매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올해는 시작부터 지난 8월까지 집단 진출, 탄원 진출이 없었던 달이 없었다”며 “닥치는 대로 진출 내보내는데 이렇게 많은 인원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기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청년들의 탄원 소식을 지속해서 보도하고 있는데, 지난 1월 31일에는 “올해 1월에만 전국적으로 6000여 명의 청년들이 사회주의 건설의 주요 전구로 탄원 진출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3월 4일에는 “각지 청년들과 여성들이 사회주의 건설의 보람찬 전구로 계속 진출하고 있다”면서 “종합된 자료에 의하면 올해에 들어와 2월까지 전국의 8900여 명의 여성들이 인민경제 여러 부문으로 달려나갔다”며 여성들의 숫자를 별도로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