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쌀독’ 황해남도서 농장원들 굶주려…국가 비축 식량 방출

식량난 처한 농장원들의 농장 출근율 급락하자 열흘분 식량 긴급 공급…"근본적 해결 못 돼" 지적도

황해남도 신원군 장금농장.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서 식량난으로 끼니를 잇기 어려운 농장원 세대가 늘고 이에 따라 농장 출근율이 크게 떨어지자, 당국이 국가 비축 식량을 긴급 방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내각은 지난 8일 황해남도 농장들에 국가 비축 식량을 풀어 식량난을 겪고 있는 농장원 세대에 열흘분의 식량을 즉시 공급할 데 대한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번 지시는 최근 황해남도 일대 농장에서 식량이 바닥나 한 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농장원들이 늘어나면서 출근율이 급격히 떨어져 농작물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실태가 보고되면서 내려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황해남도는 나라의 쌀독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정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먹을 것이 완전히 떨어져 밭에 나오지 못할 정도가 되고 심지어 굶어 죽기 직전까지 몰리니 위에서 부랴부랴 비축 창고를 연 것”이라며 “농장원들의 생활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공급된 식량은 쌀보다는 최근에 수확된 감자와 옥수수, 밀·보리 등 대용 식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각 농장에 세대별 공급량과 지급 방식 등을 담은 구체적인 수불(受拂) 지침도 함께 내려보냈다는 전언이다.

황해남도의 농장원들은 당장의 굶주림을 어느 정도 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공급량이 열흘분에 불과하고 쌀이 아닌 대용 식량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농장원들 사이에서는 ‘가을까지 또 어떻게 견뎌야 하느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북한 당국이 국가 비축 식량까지 긴급 방출한 데에는 가을 수확을 앞두고 농작물 관리가 가장 중요한 때에 식량난으로 인한 농장원들이 이탈이 계속될 경우 올해 알곡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장원들의 출근율 하락이 곧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긴급 처방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번 공급 이후로 현장에 복귀하는 농장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지만, 열흘분의 식량만으로는 농장원 세대들이 겪고 있는 근본적인 식량난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장 일꾼(간부)들은 이번에 공급된 열흘분의 식량을 밑천으로 내세워 농장원들을 다시 밭에 내몰고 있지만, 허기진 배를 겨우 채운 농장원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일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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