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의류를 수입하는 업자들이 다양한 가을 의류 견본을 들여와 도매상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견본 작업’은 예년보다 다소 늦어진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2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서 의류를 수입하는 업자들이 가을 의류 견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삼지연 현지지도로 무역이 차단되면서 올해는 작업이 다른 해보다 늦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의류 수입 업자들은 일반적으로 7월 초부터 견본 작업을 시작하고 8월 초부터는 상품을 본격적으로 들여와 유통시키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견본 작업을 시작해야 할 시점에 무역이 차단됐던 관계로 시기가 다소 늦춰졌다는 전언이다.
김 위원장의 삼지연시 현지지도를 계기로 일시 차단됐던 무역은 폭우에 따른 홍수 발생으로 재개에 차질이 빚어졌고, 최근에야 비로소 정상화돼 의류 수입 업자들이 견본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의류 수입 업자들은 속옷부터 겉옷까지 다양한 종류의 의류 견본을 10여 벌씩 들여와 도매상들에게 선보인 후 주문을 받아 수입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는 이렇게 견본을 보여주고 주문을 받는 작업이 다소 늦어지면서 도내뿐만 아니라 함경남도 함흥, 평안남도 평성 등 내륙지역 도매상들과 사업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견본으로 수입한 중국산 의류 품목은 남녀 속옷과 가을용 겉옷, 바지 등으로, 가격은 20위안부터 300위안 사이”라며 “다만 비싼 옷은 판매가 저조한 실정으로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장마당의 의류 상인들은 가을 의류가 들어오고도 남을 시점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8월부터는 여름옷이 잘 팔리지 않는 시기인데 가뜩이나 벌이가 안 되는 상황에 여름옷을 펴놓고 있으니 누가 사겠느냐’는 게 상인들의 말”이라며 “요즘처럼 물건이 많지 않을 때는 장사 밑천이 단 얼마라도 있는 사람들은 먼저 물건을 받을 수 있어 돈을 벌 수 있지만 밑천도 없고 외상 빚을 갚지 못해 도매상들의 신뢰를 잃은 상인들은 물건 받기가 어려워 돈벌기가 더 힘들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의류를 수입하는 업자들이 들여온 견본들은 전국의 의류 가공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수요가 많은 품목들은 올가을 유행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의류 가공업자들은 돌아가는 실정을 보고 유행할만한 옷들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수요 파악 없이 옷을 만들었다가 적자가 나는 경우가 많아 의류 수입업자들이 견본 작업을 할 때 유행 가능성이 높은 옷들을 눈여겨보고 그제야 생산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견본 작업이 미뤄져 유행 파악이 지연되면서 의류 가공업자들도 옷이 잘 팔릴 시기에 때맞춰 옷을 생산하지 못해 돈벌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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