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1~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삼지연시 현지지도를 계기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에서의 모든 무역 활동을 전면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혜산시 세관을 통한 무역은 물론 양강도 국경 지역에서 이뤄지던 국가밀수가 모두 차단됐다”며 “이로 인해 모든 수입 상품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 차단은 김 위원장의 삼지연시 현지지도에 따른 조치였지만, 주민들이 이 같은 배경을 알게 된 건 북한 매체의 공식 보도가 나온 뒤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제야 주민들은 알았다는 듯 탄성을 내질렀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 현지지도 때마다 주민 단속과 통제가 강화되고 오히려 생활에도 지장을 준다”면서 “실제 이번에도 국경을 통한 거래가 다 막히면서 주민들의 생활에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국경 지역을 통한 무역과 밀무역이 차단되면서 혜산시 장마당이나 상점들에서는 수입 상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출 상품의 가격은 내리고 있다고 한다.
물주들은 열흘 동안 수입 상품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점을 노리고 수입 상품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있고, 약초나 광석 등 수출품을 사들이는 밀무역 업자들은 이때를 기회로 삼아 전에 사던 가격보다 낮춰 사들이려 해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약초 같은 수출품은 빨리 팔지 않으면 여름철 습하고 더운 날씨에 자칫 곰팡이가 낄 수 있어 약초를 판매하는 이들은 내린 가격에라도 물건을 넘기려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 1kg당 80위안(한화 약 1만 5000원)에 거래되던 약초가 현재는 15위안 내린 65위안(약 1만 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소식통은 “혜산시의 경우는 밀무역과 유통이 잘 이뤄줘야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열흘 동안이나 밀무역이 멈췄으니 장마당 장사도 그렇고 일반 주민들도 생활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실정에 김 위원장의 삼지연시 현지지도에 대한 양강도 국경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를 현지지도하면서 간부들을 크게 질책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소곤소곤 뒷말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국가건설 지시만 내리고 자력갱생 정신으로 집행하라고 하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말하고 있다”면서 “간부들을 처벌하거나 해임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기에 간부들이 질책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4일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삼지연시에서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도일꾼들의 무책임성과 그로 인해 산생된 일련의 엄중한 편향들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면서 리순철 국가건설감독상 등 건설감독 부문 간부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해 권리를 정지하고 사법기관에 즉시 넘기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