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견 北 노동자 “전원 귀국? 소문만 들어…불안감 커져”

[인터뷰] "노동자 50명 귀국하고, 40명 신규 파견돼…전원 귀국은 中공장에도 큰 타격 될 것"

중국 랴오닝성의 한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 당국이 중국 내 북한 노동자의 전원 귀국을 북한 당국에 여러 차례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북중관계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서는 러시아와 밀착하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길들이기’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노동자 송환이 북한에 치명타가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중국 내 기업소의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데일리NK는 최근 중국 랴오닝()성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A씨를 어렵사리 접촉해 실제 노동자 송환과 관련해 현지에 하달된 북한 당국의 지시가 있었는지,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북한 노동자 A씨와의 일문일답

-중국이 조선(북한)에 노동자를 전원 귀국시키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들은 게 있나?

“최근 우리 공장에서 지시하는 내용에서는 못 들었지만, 소문을 통해 중국이 조선에 모든 노동자를 귀국시키라는 요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동자들끼리도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오가고 있다.”

-현재 소속돼 있는 곳에 송환 지시가 내려오진 않았단 얘긴가?

“현재까지 조국에서 하달된 공식 지시는 없다. 하지만 상급자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겠나’라면서 조국에 불이 나게 전화해보거나 대사관에 물어보는 등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했다. 조국에서는 ‘유언비어와 헛소문에 귀를 닫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언제든 우리 노동자들은 귀국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내 생각에는 정식 지시하는 조국은 멀고 소문 있는 중국은 가까이 있으니 그런 것 같다.”

–지금 전반적인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전체적으로 불안한 분위기다. 많은 노동자들이 돈도 변변히 손에 쥐지 못한 채 귀국 명령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있으며 소문과 조국의 부정이 엇갈리면서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공장 측 분위기는 어떤가? 최근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최근 공장 측에서는 내부 생산 전(全) 과정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출입 통제를 더욱 세게 하고 있다. 또 노동자들의 출근 및 퇴근 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외출을 자제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중국 공장 측은 조선 노동자 전원 귀국 문제를 어떻게 볼까?

“공장에서는 우리 노동자들이 전원 귀국하는 상황을 피하고자 한다. ‘조선에서만 일없다면(문제없다면) 기간 연장하고 (노동자들이) 숨어서 일하게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일손이 시급하고 필요하다. 조선 노동자들은 숙련된 인력으로서 공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원 귀국은 (중국 공장에서도)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최근 귀국길에 오른 노동자가 있었나?

“우리 공장에서는 2월부터 50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귀국했다. 이들은 계약 기간이 만료됐거나 건강 문제 등 개인적인 이유로 돌아갔다.”

–반대로 새로 나온 노동자는 있었는지?

“4월부터 최근까지 3번에 걸쳐서 40명이 보충됐다.”

–현 상황에서 바라는 게 있다면?

“조국에서 국가 차원으로 중국 정부와 협력해 우리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또 노동자들의 안전과 아픈 사람들이 치료받거나 빠른 귀국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