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함경북도 무산군 보위부가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 사실을 자수하면 처벌을 면제해 주겠다’며 자진신고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밥그릇을 내놓을 ‘바보’가 어디 있냐”면서 콧방귀를 뀌고 있다고 한다.
1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무산군 무산읍의 한 인민반에서 중국 손전화를 가지고 있고, 또 이를 사용한 적이 있으면 모두 자수하라는 내용의 보위부 강연이 진행됐다. 이 같은 강연은 무산군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강연에서 강연자로 나선 보위원은 “당(黨)에서 용서해 주겠다고 할 때 중국 손전화를 바쳐라”, “기회를 주는데도 몰래 사용하다 적발되면 손이야 발이야 빌어도 소용없다”, “지금까지 주변에서 없어진 사람들이 왜 없어졌으며 어디로 간 것 같은지 모두 잘 생각해 보라”는 등 반협박성 발언으로 자수를 종용했다는 전언이다.
또 보위원은 “처벌받을 두려움 때문에 중국 손전화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훗날 더 큰 죄를 짓는 것으로 되니 자수하는 길이 죄를 덜고 용서받는 길”이라며 회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보위원은 “주변에서 중국 손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제때 신고도 하라”면서 주민들 간의 상호 감시와 적극적인 신고를 강조했다고 한다.
다만 강연회에 참석했던 주민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휴대전화가 없으면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한데 쉽사리 내놓을 수 있겠느냐는 게 주민들의 견해라는 것이다.
실제 강연회 이후 주민들은 “내 밥통(밥그릇)을 내놓을 ‘머저리’가 없다”, “생존 수단을 내놓으면 누가 나를 먹여주겠느냐”, “자수하고 손전화를 바치면 거기서(보위원들이) 팔아먹을 게 뻔하다”, “깡부인(강하게 부인한다는 뜻)만이 살길”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제 자수하면 용서해 준다는 말에 속아 넘어갈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일부 사람들은 ‘손전화 자수는 전쟁터에서 총알을 내놓으라는 것과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정보 유출입 및 탈북 가능성 차단 목적에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강하게 단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수를 종용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하는 주민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당국 자체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