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가 지난 19일 시작된 가운데, 북한 당국이 이에 대응해 전국에 “전시 경비사업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18일 전시 경비사업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옴에 따라 회령시에서 동상과 혁명사적지, 혁명전적지 주야 경비가 한층 강화됐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한국과 미국이 북침을 목적으로 침략전쟁 연습을 한다고 주장하며 내부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침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고 지난 18일 우상화 시설을 비롯한 중요시설들에 대한 경비사업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사시 중요시설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실제 전시와 같은 분위기에서 경비 인력을 증강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사업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 당위원회는 이번 지시를 내리면서 “미제와 괴뢰 호전광들이 최근 또다시 침략전쟁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며 “불순 적대분자들의 침해로부터 동상을 비롯한 혁명사적지·전적지들을 잘 보위할 수 있도록 경비 역량을 증강하고 주야간 경비를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시당은 조직별 경비 역량 증강과 주야간 경비 강화를 위한 인원을 철저히 보장할 것을 당부했고, 이에 따라 회령시 공장·기업소 노동자들은 하루에 2명씩 주야간 교대로 동상과 혁명사적지 및 전적지 경비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인민반들에도 ‘조성된 정세에 맞게 인민반 자위 경비를 주야로 조직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느슨해졌던 인민반 경비가 다시금 강화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한미연합훈련이 있을 때마다 전쟁이 당장 임박한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 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회령시의 한 40대 주민은 “경비를 강화한다고 하면서 세대 감시를 강화하니 우리(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건 없고 오히려 힘들어지기만 할 뿐”이라며 “먹을 것을 주지는 못해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달구는 일은 그만했으면 좋겠고, 그만 시달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또 다른 50대 주민은 “경비 설 때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역적 취급을 받을 정도”라며 “죽물 먹기도 힘든 시국에 온갖 노력 동원과 세외부담을 주는 것도 모자라 인민반 경비에까지 내몰고 있으니 살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언제까지 등골이 휘도록 고생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앞이 캄캄하기만 하다”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한두 번이어야지 이제는 너무 반복되니 지겨워 죽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구실이 없어 사람들을 달구지 못하는데 미제와 괴뢰한국의 전쟁연습을 명목으로 못살게 달궈대니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UFS 연습은 오는 29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북한은 지난 18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공보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공격적이며 도발적인 침략전쟁 연습”이라며 “미국과 그 추종 국가들의 집단적인 군사적 도발 행위가 심해질수록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정의의 억제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