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여름 방학 중인 북한 학생들이 가정의 경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방학을 보내고 있다.
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소학교(초등학교)와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방학 생활은 가정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단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큰돈을 들여가며 과외 공부를 시키고 있다.
과외 수업은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일대일로 개별 지도를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4~5명의 학생이 모여 함께 공부하는 그룹과외 형식이다. 이 두 가지 형태는 물론 금액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학교의 경우 일대일 과외는 과목당 평균 한 달에 150위안이 들고 그룹과외는 한 달에 100위안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외 수업은 수학, 영어, 국어 등 주요 교과목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이렇게 세 과목을 모두 배우면 결국 한 달에 300~450위안이 드는 셈이다.
300~450위안이면 북한 시장의 대략적인 쌀 가격(1kg 6000원)으로 환산했을 때 107~165kg을 살 수 있는 금액으로, 북한 주민들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과목당 과외비는 중국 돈으로는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지만, 원·위안화 환율이 크게 상승한 상황에서 북한 돈으로 환전하면 금액차가 상당하다. 지난 시기 원·위안화 환율이 1300원이었다면 지금은 2000원대를 웃돌고 있는데, 이렇게 치면 100위안당 13만 원이 지금은 20만원 정도로 7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또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의 경우에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의 자식이면 취미로 하고 싶은 일 예컨대 악기나 노래, 무용을 배우는 것은 물론 주요 교과목 외 성적이 좋지 않은 기타 과목의 과외를 받기도 한다고 한다.
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내준 방학 숙제만 스스로 할 뿐 과외 공부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세끼 해결도 힘든 주민들 입장에서는 자식들에게 돈을 들여 과외 공부를 시킬 수조차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올해는 특히 방학이 긴데, 그럴수록 돈 있는 집 자식들과 그렇지 못한 자식들 간의 교육적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가정의 학생들은 앞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에 그치지만,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과외를 받는 학생들은 복습을 넘어 앞으로 배울 내용까지 예습하는 ‘선행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격차가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이제는 가정의 경제적 격차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도 차이가 나는 시대가 돼 가고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과외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가뜩이나 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학교 교육만으로는 실력을 키우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본보는 교육성 지시에 따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양강도 혜산시 등의 소학교들이 예년보다 한 달 빠른 7월 1일부터 여름 방학에 들어갔으며, 초·고급중학교는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빠른 7월 20일부터 방학에 들어간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北 소학교들 1일부터 여름 방학 돌입…예년보다 한 달 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