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학교들 1일부터 여름 방학 돌입…예년보다 한 달 빨라

무더위에 내린 특단 조치…'어린이들에 대한 원수님의 사랑과 배려'라 선전해 학부모들 쓴웃음

북한 함경북도 남양노동자구 시내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의 소학교(초등학교)들이 무더운 날씨로 인해 지난 1일부터 여름 방학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 1일부터 신의주시의 모든 소학교들이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면서 “이는 특별히 무더운 올해 여름 학생들이 더위에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신의주시 교육부에는 지난달 말 ‘소학교는 7월 1일부터,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는 7월 20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를 방학 기간으로 하라’는 교육성의 지시가 평안북도 교육국을 거쳐 내려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신의주시 소학교들은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방학에 들어갔고, 도내 다른 군(郡)들의 소학교들도 같은 내용의 교육성 지시를 전달받아 이달 1일부터 방학에 돌입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내각 교육성의 지시라는 점에서 북한 전국적으로 1일부터 일제히 소학교 방학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의 모든 소학교들도 지난 1일부터 방학에 들어갔다.

통상적으로 여름 방학은 기간은 8월 한 달이지만, 예년보다 한 달 일찍 방학에 들어가 방학 기간이 총 두 달로 늘어난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학교 교실에 선풍기나 에어컨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학생들이 여름이면 푹푹 찌는 더위에 숨쉬기도 힘들어할 정도다.

교실 창문을 열어놔도 땀을 뻘뻘 흘리고 공부하다 하나둘 쓰러지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더욱이 올해는 유독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건강을 염려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여기는 북쪽 지방임에도 30도를 넘는 날이 많다”면서 “학부형들은 아이들이 이 더운 날씨에 어떻게 공부하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제일 무더운 두 달 동안 방학을 주니 다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소학교들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올해 길어진 여름 방학 기간을 통보하면서 ‘이례적으로 두 달간의 방학을 실시하게 된 것은 어린이들에 대한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랑과 배려 덕분’이라고 선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학교에 선풍기라도 있으면 방학을 줄 이유가 뭐냐”, “학교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방학을 준 것인데 원수님의 사랑이라니 어이없다”는 등 냉정한 반응을 보이며 쓴웃음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교육성의 지시에 따라 올해는 초·고급중학교들도 예년보다 열흘 빠른 오는 20일부터 방학에 들어가는데, 이 같은 소식을 들은 일부 돈 있는 집 부모들은 이번 방학에 자식들을 조금이라도 더 공부시키려는 목적에서 실력 있는 과외 선생들을 선점하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