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원로들이 가는 곳으로 고착돼 있던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군사전략연구소 학술연구원에 북한이 젊은 인재들을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즉각 집행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4일 “인민군 당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결정에 따라 7월 중순까지 총참모부 산하 군사전략연구소 학술연구원의 간부 배치 연령을 대폭 낮춰 간부사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군 당위원회는 지난달 말 김정일군정대학 졸업생 중 우수한 지휘관들을 부대 현역으로 배치하고 이와 동시에 일부는 군사전략연구소 학술연구원으로 배치한다는 인사 방침을 결정했다.
본래 군사전략연구소 학술연구원에는 연합부대장, 참모장, 작전부장 등 현역으로 있다가 연령제대(명예퇴직)한 연로 지휘관들이 배치됐는데, 이 같은 관례에서 벗어나 이제는 젊은 인재들도 연구원에 다수 배치하는 인사 결정이 내려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동안 김정일군정대학 졸업생들은 입학 전보다 높은 직급으로 승진해 부대에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에 바뀐 인사 정책에 따라 군사전략연구소 학술연구원으로도 직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같은 간부사업 방침 결정은 경험과 실력을 갖춘 유능한 선후배 군 전략가들로 총참모부 두뇌집단 격인 군사전략연구소 학술연구원 대열을 보강해 당 중앙의 현대적인 군사 전략 사상을 더욱 실천적으로 집행해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민군당은 이번 결정을 ‘경험의 노장(老將)들과 우수한 실력의 신진(新進)들이 결합돼 외부 군사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두뇌진으로 발전하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한 인민군당은 젊은 인재들이 연구원에 배치되면 군사 전략 연구에서의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군의 군사작전 능력도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앞으로 연구원에서는 전문 분야 연구 과제 평가를 통해 연 1회 집단적 정기 간부사업이 진행될 것이고, 추가로 연 2~3회 정도 한두 명씩 간부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총참모부의 군사 전략 연구와 운영에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김정일군정대학 졸업생들은 군사전략연구소 학술연구원에 배치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졸업생들끼리는 “승진할 기회가 많은 젊은 지휘관들이 왜 뒷전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가는 자리에 가야 하느냐”, “이번에 새롭게 결정된 인사 배치에 솔직히 의견(불만) 있다”며 속마음을 터놓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실력 있는 인재들을 통해 군사 전략 연구의 활력을 높이고 외부의 군사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게 인민군당의 의도지만, 개인의 발전과 승진을 우선시하는 내부 분위기 때문에 변화된 인사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데 다소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