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압록강 흙탕물 홍수 피해 위성 식별

북한에 7월 말 큰비가 내려 압록강을 끼고 있는 지역의 침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피해가 심한 신의주와 의주를 방문해 고무보트를 타고 침수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구조 및 복구대책을 지시했다.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2호 위성사진에서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하고 있는 북한 주요 지역의 최근 홍수 피해 상황을 살펴봤다. 장마철 날씨 때문에 위성사진에 구름이 많이 껴서 전반적인 지상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구름 사이로 지표가 보이는 곳을 찾아 겨우 몇 곳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평안북도와 양강도에서 압록강이 짙은 흙탕물로 범람하면서 강폭이 늘었고, 저지대가 물에 잠기고, 마을과 농경지가 일부 침수되는 등 피해 상황이 위성사진에서 파악됐다.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읍 홍수

7월 말 폭우로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읍 앞쪽에 흐르는 압록강이 흙탕물로 변했고, 강폭이 늘었다. /사진=센티넬-2A/B

압록강을 사이로 중국과 마주하고 있는 평안북도 삭주군 청수읍에서 큰물(홍수) 피해 상황이 7월 31일 촬영한 센티넬-2호 위성사진에서 파악됐다. 이번 폭우로 5000여 명의 주민들이 고립되고 인명피해가 있었던 의주군과 신의주시와는 40~50km 거리에 있다. 신의주 일대는 위성사진에 구름이 많이 껴서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고, 압록강 상류로 올라가면서 평안북도 청수읍 피해 상황을 살펴봤다.

위성사진에서 보듯이 청수읍 바로 앞쪽에 흐르는 압록강물이 온통 흙탕물로 변했고, 강폭도 넓어졌다. 강변 저지대가 강물에 깎이면서 일부 침수된 것으로 식별된다.

양강도 김형직읍 홍수

양강도 김형직읍도 압록강을 끼고 흙탕물이 범람하면서 강폭이 늘고, 강변 저지대 일부가 침수된 것이 구름 사이로 겨우 식별된다. /사진=센티넬-2A

양강도 김형직읍 홍수 상황도 마찬가지다. 압록강에 흙탕물이 크게 불어나면서 강폭이 120m에서 280m로 늘고, 일부 강변 저지대가 물에 잠겼다. 위성사진 해상도(10m)가 낮아서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확인되진 않지만, 김형직읍 강변 마을과 농경지 일부도 침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양강도 혜산시 홍수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도 7월 말 폭우로 압록강이 흙탕물로 넘치고, 강폭이 늘어난 것이 구름 사이로 식별된다. /사진=센티넬-2B

중국 창바이(長白)현과 마주하고 있는 양강도 혜산시도 압록강물이 불어서 강폭이 많이 넓어졌다. 강변 저지대가 흙탕물에 잠겼고, 강 한가운데 섬 형태의 땅이 폭이 좁아지면서 고립된 것이 보인다.

이상의 압록강변 북한 홍수 상황을 보면, 구름이 걷히고 맑은 날의 위성사진으로 다시 살펴봐야겠지만, 강변 저지대에서 일부 마을과 경작지가 침수된 것이 구름 사이로 파악됐다. 흙탕물에 잠겼던 농경지의 작물은 흙과 오물이 묻어 병해충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비가 그친 후 이어지는 폭염으로 병해 및 충해 등 2차 피해가 예상돼 생육 저하에 따른 일부 작물 가을 수확 감소가 우려된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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