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양강도 혜산시에서 한 국경경비대 군인이 야간근무 도중 졸았다는 이유로 상급에게 구타당해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새벽 3시경 발생했다.
국경경비대 25여단의 어느 한 구분대 소속으로 야간근무를 서던 한 군인은 당시 초소에서 졸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순찰 중이던 부소대장에게 들키고 말았다.
부소대장은 이 군인을 무작정 일으켜 세우더니 “특별경비주간인데 내가 봤으니 망정이지 소대장이나 중대장한테 들켰으면 어쩔 뻔 했냐”면서 고성으로 욕을 하고 구타하기 시작했다.
부소대장과 함께 순찰을 돌던 군인이 나서서 말리기도 했으나 부소대장은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신장도 작고 왜소한 군인은 곧이어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부소대장의 구타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후에도 발길질을 계속하다 어느 순간 군인의 입에 거품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그제야 발길질을 멈췄다.
의식을 잃은 군인은 곧장 주변 진료소로 옮겨졌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번 사건 발생 이후 부대에서는 국경 실태를 잘 알고 있는 부소대장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도주(탈북)할 수 있다고 보고 그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급이 하급을 구타하는 행위는 군 규율에 어긋나는 행위라 이런 경우 대체로 행정적 처벌로는 강직, 정치적 처벌로는 입당 보류 또는 엄중 경고 처분을 받게 된다.
다만 이번 사건은 김일성 사망(7월 8일) 30주기를 계기로 내려진 특별경비주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국가보위성에 직보될 정도로 엄중한 정치적 사건으로 취급돼 더 강한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실제 그는 “수령님(김일성) 사망일 특별경비주간에 일어난 사건이니 아마 부소대장은 시범껨(본보기)으로 크게 처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 발생 초소가 혜산시와 가까운 곳이어서 사건의 전말은 삽시에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도 소문으로 퍼졌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애써 키운 자식을 잃은 그 부모는 하늘이 무너지겠다”, “맞아 죽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구타한 부소대장은 교화도 약과고, 무조건 총살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