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시장의 원·달러 환율 폭등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평양 시장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1만 4200원으로, 2주 전인 지난달 23일 조사 당시 가격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시장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7일 기준 신의주와 혜산 시장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각각 1만 4200원으로, 1만 4100원으로 조사돼 직전 조사 때보다 나란히 100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의 환율 거래 및 이관(송금) 행위를 통제하는 타격대 활동 이후 북한 시장의 달러 환율이 단숨에 35% 이상 폭등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북한 내부에서는 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양 소식통은 “타격대가 활동하기 전 딸라(달러) 값이 8000원대 초반이었는데 이미 1만 4000원을 넘어섰다”며 “돈대(환율)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끝까지 다다른 상태”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시장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평양과 신의주, 혜산 3곳 모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7일 신의주 시장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186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3일 조사 가격(1950원)보다 4.6% 하락한 것이다.
시장에서 위안화 사용 비율이 높은 혜산 역시 비슷한 폭으로 위안 환율이 하락했다. 7일 혜산 시장의 북한 원·위안 환율 역시 1860원으로, 2주 만에 5.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시장에서의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북한 당국의 외화 사용 통제가 완화되거나 외환 거래 타격대 활동이 약화됐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전히 북한 당국은 보위부, 안전부 타격대를 통한 민간의 환전 거래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타격대는 개인 이관(송금)업자들의 활동 반경에 잠복해 있으면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이들이 활동에 나서면 즉시 현장을 덮쳐 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천장 뚫린 北 시장 원·달러 환율…”눈 뜨면 올라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시장의 수입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보합세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휘발유 1kg의 가격은 1만 6300원으로, 지난달 23일 조사 가격보다 1.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의주와 혜산의 시장의 휘발유 가격도 평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보합세를 보였는데, 북한 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최근 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경유 가격은 다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7일 신의주 시장의 경유 가격은 1kg에 1만 3700원으로 조사돼 2주 전보다 2.8% 하락했다. 휘발유보다는 디젤유 수입량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수입 식료품인 식용유, 설탕, 밀가루도 가격이 다소 하락했는데, 평양 시장의 식용유 가격은 1만 3400원, 설탕은 1만 1100원, 밀가루 1만 1500원(이상 1kg당)으로, 각각 직전 조사 때보다 2.9%, 0.9%, 1.7%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