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인민반 노력 동원에 참여하지 않는 세대들이 인민반에 바쳐야 하는 금액이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인민반들에서 잘사는 사람들은 돈을 내고 1년 동안 인민반에서 제기되는 동원에 한 번도 참가하지 않는데, 회령시에서는 이번 달부터 내야 하는 금액이 올라 몇몇 주민들 속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매년 마을이나 철도·도로 주변 정리, 공동변소(화장실) 청소, 쓰레기 푸기 등 다양한 인민반 노력 동원이 진행된다. 그러나 일부 돈 있는 세대는 이렇게 인민반에서 제기되는 노력 동원에 돈을 내고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회령시의 한 인민반은 올해 상반기에 노력 동원에 참여하지 않는 대가로 1년 기준 300위안(한화 약 5만 6000원)의 돈을 바치도록 했다고 한다.
일부 주민들이 바친 돈은 인민반장이 가지고 있다가 동사무소에서 제기되는 가벼운 경제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쓰거나 인민반 내 경조사비, 인민반 동원에 참여한 주민들의 후방 지원 등에 쓴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달에 갑자기 바쳐야 하는 금액이 1년 기준 500위안(한화 약 9만 4000원)으로 올라 200위안을 추가로 내라는 포치가 내려졌다는 전언이다. 상반기에 300위안을 낸 세대가 200위안씩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회령시의 한 인민반에서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인민반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인민반장은 “지금 모든 물가가 올랐고, 동사무소에서 제기되는 과제도 많아졌고, 동원도 전보다 많아졌으니 동원에 안 나가려면 200위안씩을 더 내야 한다”며 “내지 못하는 세대들은 이제부터 동원에 참여하라”고 말했다.
갑자기 금액을 올리고 돈을 더 내라는 포치에 주민들은 황당해하는 모습이었지만, 돈 있는 세대들은 인민반장의 요구대로 200위안을 더 냈다고 한다. 동원에 나가게 되면 인민반장이 새벽부터 찾아와 나오라고 문을 두드리며 재촉해 차라리 조금 덜 먹더라도 돈을 내고 시달리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소식통은 “해가 갈수록 인민반 동원도 많아지고 생활 형편이 어려워 돈을 내는 세대들도 줄어들다 보니 돈을 내는 세대들에 더 많은 돈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라며 “돈 있는 세대들은 동원이 있는 날 돈 주고 사람을 써도 그렇게까지는 들지 않겠다고 투덜대면서도 동원에 참여하면 새벽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게 싫어 돈을 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돈 있는 세대는 종종 인민반 동원이 있을 때 부류에 따라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을 주고 사람을 써서 대신 내보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제 돈 있는 사람들은 힘들거나 더러운 일은 전혀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이런 상황으로 돈을 벌기 어려운 사람들은 그들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으로 단 얼마라도 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