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반 노력 동원 불참 세대에 돈 거뒀는데 또 “돈 더 내라”

갑작스런 추가 납부 요구에 불만 많지만 동원 나가면 새벽부터 시달려야 해 추가로 돈 내

2019년 6월 초 함경북도 삼봉 모습.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인민반 노력 동원에 참여하지 않는 세대들이 인민반에 바쳐야 하는 금액이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인민반들에서 잘사는 사람들은 돈을 내고 1년 동안 인민반에서 제기되는 동원에 한 번도 참가하지 않는데, 회령시에서는 이번 달부터 내야 하는 금액이 올라 몇몇 주민들 속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매년 마을이나 철도·도로 주변 정리, 공동변소(화장실) 청소, 쓰레기 푸기 등 다양한 인민반 노력 동원이 진행된다. 그러나 일부 돈 있는 세대는 이렇게 인민반에서 제기되는 노력 동원에 돈을 내고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회령시의 한 인민반은 올해 상반기에 노력 동원에 참여하지 않는 대가로 1년 기준 300위안(한화 약 5만 6000원)의 돈을 바치도록 했다고 한다.

일부 주민들이 바친 돈은 인민반장이 가지고 있다가 동사무소에서 제기되는 가벼운 경제적 과제를 수행하는 데 쓰거나 인민반 내 경조사비, 인민반 동원에 참여한 주민들의 후방 지원 등에 쓴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달에 갑자기 바쳐야 하는 금액이 1년 기준 500위안(한화 약 9만 4000원)으로 올라 200위안을 추가로 내라는 포치가 내려졌다는 전언이다. 상반기에 300위안을 낸 세대가 200위안씩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회령시의 한 인민반에서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인민반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인민반장은 “지금 모든 물가가 올랐고, 동사무소에서 제기되는 과제도 많아졌고, 동원도 전보다 많아졌으니 동원에 안 나가려면 200위안씩을 더 내야 한다”며 “내지 못하는 세대들은 이제부터 동원에 참여하라”고 말했다.

갑자기 금액을 올리고 돈을 더 내라는 포치에 주민들은 황당해하는 모습이었지만, 돈 있는 세대들은 인민반장의 요구대로 200위안을 더 냈다고 한다. 동원에 나가게 되면 인민반장이 새벽부터 찾아와 나오라고 문을 두드리며 재촉해 차라리 조금 덜 먹더라도 돈을 내고 시달리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는 판단에서다.

소식통은 “해가 갈수록 인민반 동원도 많아지고 생활 형편이 어려워 돈을 내는 세대들도 줄어들다 보니 돈을 내는 세대들에 더 많은 돈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라며 “돈 있는 세대들은 동원이 있는 날 돈 주고 사람을 써도 그렇게까지는 들지 않겠다고 투덜대면서도 동원에 참여하면 새벽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게 싫어 돈을 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돈 있는 세대는 종종 인민반 동원이 있을 때 부류에 따라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을 주고 사람을 써서 대신 내보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제 돈 있는 사람들은 힘들거나 더러운 일은 전혀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이런 상황으로 돈을 벌기 어려운 사람들은 그들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으로 단 얼마라도 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