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국가밀수품들에 대한 단속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가 허용하지 않은 물품이 비밀리에 반출되는 것을 철저히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에서 여러 종류의 약초들이 국가밀수로 많이 나가고 있는데 전에 비해 단속이 몇 배로 강화돼 무역회사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무역회사들은 열에 한 번 국가밀수로 넘어가는 약초 속에 금속을 숨겨 넣어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약초 속에 금속을 몰래 숨겨 넘기면 국가에 와크(무역허가)비를 따로 내지 않아도 돼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약초는 비교적 와크비가 싼 편에 속하는 국가밀수품이고, 금속은 그에 비해 와크비가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무역회사들은 약초에 대한 와크비용만 부담하면서 몰래몰래 금속을 내보내 이윤을 남기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국가밀수품에 대한 단속이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안전원이나 보위원들이 밀수품을 보관하는 장소들을 돌아다니면서 자루에 찍찌기를 대보거나 쇠꼬챙이를 찔러가며 밀수품에 몰래 다른 물품들을 숨겨서 내보내려 하지는 않는지 검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서 찍찌기는 금속류에 갖다 대면 특정한 소리를 내는 기능을 갖춘 일종의 금속탐지기에 해당하는 기구다. 찍찌기는 주로 공식 무역이 이뤄지는 세관에서 많이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국가밀수품을 검사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다. 국가밀수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허가 반출을 철저히 단속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혜산에서 나타난 중고 차량 불법 밀수 행위로 국가보위성의 검열이 진행된 탓인지, 국가밀수품에 대한 검사가 더욱 강화됐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중고차 불법 밀수 발생한 혜산에 국가보위성 검열조 내려와)
소식통은 “지금은 바늘구멍만큼의 틈도 없이 국가밀수로 넘어가는 물건에 대한 검열이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약초는 한 번에 최소 5~10t 이상의 양을 움직이는데, 그 많은 짐을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다 검열하고 있어 무역회사들이 꼼수를 부릴 여지가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무역회사들이 국가밀수를 하고 있긴 하지만 와크비를 내야 하는 것 외에도 안전원, 보위원들의 숙제에 시달리고, 중국 측에서 약속된 가격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들도 있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러다 보니 몇몇 무역일꾼들 속에서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못 해 먹겠다’, ‘국가나 중국인 돈만 벌어 주는 국가밀수에서 차라리 손을 떼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에 최근 일부 무역일꾼들은 개인들과 결탁해 개인 밀수 통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