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행위로 돈을 버는 주민에 대한 표적 조사를 진행하고 뒷돈을 받아 챙기는 북한 단속 기관들의 부조리가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1일 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경원군 검찰소 소속 검열 그루빠는 지난달 중순 어느 한 인민반에 대한 검열을 진행했다.
해당 그루빠는 형식적으로 인민반 세대들을 돌아가며 검열하는 듯했지만 사실상 탄광연합기업소에서 운전수로 일하는 40대 남성 김모 씨(가명)의 집을 집중 요해(파악)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인민반 주민들은 그루빠가 김 씨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검열 나온 것으로 추측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김 씨는 라선 등 다른 지역을 다니면서 장사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가 어떤 장사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며 “다만 그가 일주일에서 보름까지 걸리는 출장길에서 돌아오면 항상 차에 쌀이나 고기, 혹은 중고 옷을 비롯해 여러 가지 소비품(생활용품)들이 실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루빠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김 씨의 집에 유독 식량과 물품 등이 많이 쌓여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기고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국가 차량을 몰고 다니며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으리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주변 인민반 주민들도 대부분 그가 처벌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검열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고, 김 씨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아무 일 없었던 듯 일상생활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그루빠는 검열 이틀째 되는 날 김 씨의 집에서 거하게 식사를 대접받고 오후 늦게서야 철수했다”며 “그래서 주민들 속에서는 검열 성원들이 애초에 김 씨를 처벌하려 했다기보다 김 씨로부터 돈을 챙길 요량으로 검열에 들어갔고, 실제로 그렇게 마무리 지은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검열 직후 김 씨의 아내는 옆집에 사는 60대 여성 조모 씨(가명)의 집을 매일 같이 드나들며 먹을 것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등 유별나게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주민들은 이번 검열이 조 씨의 신소에서 비롯된 것이라 짐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김 씨의 아내가 조 씨를 살뜰히 챙기는 것을 두고 ‘검열 성원들이 (조 씨가) 신소자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잘 지내라고 당부하고 갔기 때문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그도 그럴 것이 조 씨는 몇 달 전 집에서 밀주를 제조하다 단속에 걸려 밀주 기계와 술을 모두 압수당해 분을 품고 있었고, 잘 먹고 잘사는 옆집을 보며 괜히 샘이 나 신소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어쨌든 인민반 주민들은 신소자와 싸울 대신 달랜 것이 오히려 현명한 대처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