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방북한 외국인들에게 공식환율(국정환율)을 적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 부족한 외화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무역사업가 대표단으로 북한을 방문했다는 중국인 조모 씨가 지난 4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콰이쇼우(快手)에 올린 방북 후기 동영상에 따르면, 그가 북한에서 구매한 외국인 휴대전화 카드의 하루 사용료는 무려 1200위안(한화 약 22만 8000원)에 달했다.
외국인 휴대전화 카드는 1분에 12위안으로 계산되는데, 무작정 쓰다 보니 하루 사용료가 1200위안이 나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내에서 66~88위안(약 1만 2500원~1만 6700원)정도의 휴대전화 요금제를 사용하면 한 달을 사용할 수 있다. 1200위안이면 사실상 중국에서 1년치 휴대전화 요금에 해당하는 큰 금액인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물건들도 본래 자국민에게 판매하는 가격의 100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외국인들에게 판매했다.
조 씨는 동영상에 ‘려명거래새희망상점’이라는 북한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구매한 사실도 공유했는데, 북한은 해당 사이트에 상품 가격을 북한 원(KPW)으로 표기해놓고 있으면서 외국인들이 이를 결제할 때는 국정환율로 환산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실제 조 씨가 올린 동영상에는 “외국인에게는 해당 상품의 가격에서 1/100을 곱해 달러로 값을 받는다”는 북한 안내원의 음성이 담겨있다.
‘려명거래새희망상점’이라는 북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는 북한에서 생산된 공업품, 의약품,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이 올라 있다. 식품류를 살펴보면 크림장식단설기(케이크)는 북한 돈으로 4400~8800원, 곽밥(도시락)은 1100~2980원, 닭튀기(튀김)햄버거는 220원, 소고기 김밥은 165원, 냉커피는 88원, 오렌지 단물(주스)은 165원, 포도주는 3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예컨대 북한 돈으로 4400원짜리 케이크를 외국인이 구매하는 경우 1달러에 북한 돈 100원이라는 국정환율이 적용돼 44달러를 내야 한다. 외국인들로서는 가히 충격적인 수준의 물가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북한은 국정환율을 적용해 자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서 폭리를 취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국정환율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국정환율이 유명무실해진지가 오래됐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백화점이나 외화 상점에 붙어 있긴 한데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