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회안전성협주단의 한 여성 무용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사회안전성협주단 소속 20대 무용수가 휴가차 고향인 함경남도 고원군에 내려갔다가 고향집에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7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전형적인 미인형으로 협주단 무용수 중에서도 출중한 것으로 손꼽혔던 그는 앞서 협주단의 한 남성 간부에게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는 남성 간부의 사무실에서 흐트러진 머리로 나오다가 동료 무용수들의 눈에 띄어 몇 차례 성추문이 불거진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위계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협주단 내에 행실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나면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수치심을 느껴왔다는 게 동료 무용수들의 증언이다.
이밖에도 그는 연습 과정에서 크게 다치면서 다른 부서로 조동(인사이동)되는 등 좋지 않은 일들을 차례로 겪었고, 이에 치료 목적으로 고향에 가는 것을 승인받아 고향집에 내려왔다가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무용수의 부모 말에 의하면 그는 고향집에 내려와서도 내내 우울해 있었고, 고향집에 온 바로 다음 날 10여 장의 유서를 써놓고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곧 협주단에도 알려졌는데, 협주단은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면 사건을 해결해 줄 조직이 있는데 감히 유서를 남기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이는 사회주의 제도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라면서 비판하기 급급했다.
그러면서 협주단은 고원군 안전부에 협조를 구해 그 부모가 보는 앞에서 유서를 불태웠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유서의 내용은 협주단 내에 소문으로 퍼졌다.
소식통은 “10장이 넘는 유서에는 남성 간부에게 당한 일들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입에서 입으로 번져 협주단 내에 다 돌았다”며 “논란이 커지자 협주단은 사건 내용이 더 퍼지지 않게 내적으로 입단속 시키면서 조사에 착수한 상태며 문제의 남성 간부도 조사를 받고 있는데 무사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