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소조원들 활동 거부 분위기…대가·보상 없자 불만 표출

안전원들 보이면 자리 피하기 일쑤…"주민들에게 안전원은 경계해야 할 대상, 불편한 대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월 2일 “제5차 전국분주소장(우리의 파출소장)회의가 4월 30일부터 5월1일까지 4·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담당 안전원(경찰)들에게 보고하는 일명 ‘안전 소조원’들이 활동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은 이달 초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회령시 안전부는 10여 년 만에 열린 제5차 전국 분주소(파출소)장 회의(4월 30일~5월 1일) 결과에 따라 관내 분주소 안전원들의 역할을 독려하면서 안전 소조원들의 사상 재무장도 지시했다.

전국 분주소장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제기한 ‘사회 안전사업 전반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키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도’에 따라 현장 안전원들은 물론 안전 소조원들의 사상 제고 역시 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안전 소조원들은 “우리도 ‘뉴턴의 3법칙(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작용해야 일을 하겠다”면서 대가 없는 안전 소조원 활동에서 발을 빼려 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특히 이들은 보위부 정보원들과 비교해 활동 보상에서 차이가 있음을 꼬집으며 직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보위부는 실적에 따라 정보원들에게 어느 정도의 물질적 보상을 주고, 여행증명서 발부를 도와주거나 장사를 하면서 생긴 문제를 해결해 주는 등 ‘배려박’(일종의 도움)이 있는데, 안전부 소조원들은 활동의 대가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눈알이 좀 돌아가는(눈치가 빠른)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이왕이면 대가가 있는 보위부 일을 하지, 맥 대가리(힘) 없는 그쪽(안전부)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서 안전 소조원은 관내 담당 안전원에 의해 선발되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동향에 대해 보고한다. 다만 요새는 담당 안전원들이 안전 소조원들을 자주 찾아가 이것저것 캐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가 없이 질문 공세만 벌이며 일을 시키고 근래는 사상 재무장을 하겠다며 찾아오는 안전원들이 전혀 반갑지 않은 안전 소조원들은 그래서 저 멀리 담당 안전원의 모습만 보여도 자리를 피하기 바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안전원의 교통수단은 대체로 자전거인데, 요즘 안전 소조원 사상 재무장 때문에 더운 땡볕에 자전거 타이어에 불이 달릴 정도”라면서 “자기들(안전원들)끼리는 ’100바퀴 안전원’으로서 진짜 혁명을 하는 것 같다며 처한 현실을 비아냥거린다”고 덧붙여 전했다.

‘100바퀴 안전원’이란 김일성 시대에 등장한 표현으로, 담당 관내를 100번 돌다 보면 도둑과 밀수를 비롯한 각종 범죄를 색출한다는, 즉 맡은 일을 책임지고 하는 안전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혁명적 안전 일꾼으로 통하던 ‘100바퀴 안전원’은 2000년대 들어 그 의미가 퇴색했다.

소식통은 “지금은 안전원들이 뇌물을 받아 챙길 수 있는 돈 구멍을 찾아 돌아다닌다는 의미로 ‘100바퀴 안전원’이라 불린다”며 “여러모로 주민들에게 경계해야 할 대상, 불편한 대상이 된 안전원들의 모습이 지금 여기(북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