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서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원하는 중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북한 측도 노동자들의 임금을 크게 올려 신규 계약을 맺으려 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21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의 중소기업 100여 곳이 북한 노동자들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이렇게 북한 노동자 채용을 원하는 중국 기업이 많아지면서 북중 간 노동자 파견을 위한 협상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북한 무역회사들도 자국 노동자의 인건비를 크게 높이고 있는데, 최근 북측은 노동자 1인 임금으로 월 4500위안(한화 약 85만 4000원)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지 중국인들도 월 4500~5000위안의 임금을 받고 있어 북측의 이 같은 제안은 중국 기업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은 월 2500~3500 위안(약 47만 5000~66만 5000원) 사이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북한 노동자 채용을 원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북한 노동자 채용과 관련한 협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북측에서는 노동자 월급을 올릴 기회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 4월만 해도 중국 기업들은 북한 노동자의 임금으로 기존과 비슷한 월 2100~2300위안(39만 9000~43만 7000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 노동자를 원하는 중국 기업이 많아진 데다 북측이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기업부터 노동자를 파견하겠다고 나오면서 신규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이 30% 이상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노동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량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랴오닝(遙寧)성의 한 복장(의류)공장도 북한 노동자 1인당 월 3500위안의 임금을 지급하고, 300명을 채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 지방정부가 북한 노동자 채용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 지린성 중소기업 100여 곳의 북한 노동자 채용 과정에도 투먼시 정부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과거에는 주로 조선족이나 한족의 중개로 중국 기업과 북한 무역회사의 노동자 채용 협상이 이뤄졌는데, 근래에는 중국 지방정부가 북한 노동자의 채용을 원하는 중국 기업의 수요를 취합하는 것은 물론 임금 협상의 상한선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임금 협상이 끝난 후에도 중국 지방정부의 노동자 입국 허가가 떨어져야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편들기가 노골화되고 이에 따라 대북제재가 느슨해지자 중국 지방정부가 북한 노동자 채용 알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