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안전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초부터 약 2주간 전시(戰時) 대비 갱도(지하벙커)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이달 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다.
주민 대피·소개 훈련을 여러 차례 실시하면서 주민 안전을 위한 안전원들의 행동 요령을 점검하는 한편, 유사시 비상연락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훈련은 유사시 복잡한 정세를 이용한 불순 탈북자,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른 위험분자들의 폭동 시위 조짐으로부터 인민들의 생명 재산을 지키기 위한 모든 작전 지휘를 갱도에서 실제처럼 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에서 안전원들의 움직임은 대체로 민첩했다고 한다.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 항시 준비돼 있는 비상용품(소금, 성냥, 양초, 식량, 마른나무, 담요, 군용밥통, 군용 삽 등 20여 개) 이 든 배낭을 메고 신속히 소집됐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는 비상용품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큰 비판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군용밥통, 군용 삽이 녹이 슬어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태인 경우도 많았고, 사흘분의 예비 식량(2kg)이 들어가는 미대(쌀자루)가 없거나 노트와 볼펜 등이 없는 경우도 허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평균 10명 중 6명의 안전원이 비상용품 준비 상태 검열에서 문제시돼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전민무장화, 전국요새화, 전군간부화, 전군현대화 등 4대 군사노선(1962년 12월)이 나온 지 벌써 수십 년이 지났다”면서 “국가는 항상 ‘긴장하고 동원된 태세’를 늦추지 말라고 하지만 현장은 이처럼 많이 해이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에서 전시 대비 갱도 훈련은 그동안 방첩 기관인 국가보위성이나 인민군 위주로 진행돼왔다. 사회안전성 안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세가 정말 긴장하긴 하나 보다”라는 말도 돌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