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들, 물건 대금 위안화 아닌 달러로 내라 요구…무슨 일?

미중 간 전쟁 일어난다 소문에 달러 자산 보유 욕구 상승…달러 환율 오르면서 상인들 손실 더 커져

/그래픽=데일리NK

최근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 도매상들이 장마당 상인들에게 외상으로 준 물건의 대금을 달러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장마당 장사꾼들에게 외상으로 준 상품값을 중국 돈으로 받던 청진시 도매상들이 최근에는 갑자기 달러로 받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장마당 장사꾼들은 이러한 도매상들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황당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 도매상들은 이달 초부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장마당 상인들에게 물품 대금을 달러로 요구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급격히 오른 만큼 언제든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과 중국과 미국 간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 도매상들이 달러를 요구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만약 중국과 미국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한순간에 중국 돈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고 중국 돈을 소유한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이에 중국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서둘러 달러 환전에 나섰고 이런 분위기에 도매상들도 상품값을 달러로 요구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달러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어 장마당 상인들의 손실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 소식통은 “이미 중국 돈대(환율)가 올라 본전도 찾지 못하는 실정인데 딸라(달러)로 상품값을 물면 장사꾼들의 손실은 더욱 커지게 된다”면서 “딸라 돈대가 오르면 더 많은 위안화를 주고 딸라로 바꿔야 하므로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죽을 건 새우밖에 없다’는 말처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결국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돈 있는 사람들은 자기 돈을 하나라도 손해 보지 않으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손해만 보니 죽든 살든 전쟁이라도 일어나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양강도 혜산시의 도매상들도 최근 들어 물건 대금을 달러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도 “중국과 미국 사이 관계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고 어느 순간에 전쟁이 터질지 모른다. 전쟁이 일어나면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달러는 일없지만(괜찮지만) 중국 돈의 가치는 뚝 떨어질 것”이라는 등의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장마당 상인들에게 물건 대금을 받아야 하는 혜산시 도매상들이 위안화 대신 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일부 상인들은 도매상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전에는 전쟁에 대해 무심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여러 나라들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인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전쟁이라는 말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이런 실정에서 장마당 장사꾼들의 경제적 어려움만 더욱 가중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