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국경 지역의 탈북민 가족들이 지난해 말 보위부에 연달아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국경 지역에서는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도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가 살벌하게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탈북민 가족들이 남조선(남한)에 사는 가족이 설을 쇠라고 보낸 돈을 받으려다 보위원들에게 단속돼 붙잡혀 끌려가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 사는 한 탈북민 가족은 지난달 29일 송금 브로커를 통해 한국에 정착한 가족이 보내온 돈을 전달받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보위원들이 탈북민 가족의 집에 들이쳤다. 앞서 송금 브로커의 뒤를 밟고 있던 보위원들이 낌새를 차리고 곧바로 가택수색에 나선 것이었다.
결국 보위원들은 집 안에서 나온 돈을 모두 회수하고 탈북민 가족 중 1명과 이들에게 돈을 전달해 준 송금 브로커를 붙잡아 보위부로 끌고 갔다.
그리고 지난 10일 탈북민 가족은 3개월, 송금 브로커는 6개월의 노동단련형을 받아 현재 단련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다. 혜산시에 사는 또 다른 탈북민 가족도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보위부에 끌려갔다.
‘마지막 날이니 괜찮겠지’ 하는 분위기에서 송금 브로커로부터 돈을 전달받다가 현장을 들이친 보위부에 붙잡혀 새해부터 감옥신세를 지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지난해 말 국경 지역 보위원들이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를 매우 강화했다”며 “상급이 내린 연말 숙제(상납)를 해야 하는 보위원들은 탈북민들이 여기(북한) 가족들에게 설 쇨 돈을 보낸다는 것을 알고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 감시에 열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국경봉쇄 이후 돈 나올 데가 탈북민 가족, 송금 브로커들밖에 없으니 보위원들의 주된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탈북민 가족들이나 송금 브로커들도 최대한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있지만 단속을 피하기가 쉽지 않아 심장을 조이며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