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남포시 소재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에서 상급의 성폭력에 시달리던 여성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남포시에 있는 강선제강소(현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한 직장에서 통계원으로 일하는 20대 여성이 자기가 속한 직장의 50대 직장장에게 수년간 성폭행을 당하고 협박까지 당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여성은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에 배치돼 일해왔으며, 직장장은 이 여성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니 도와줘야 한다면서 그의 가정환경을 핑계로 접근했다.
실제로 직장장은 이 여성을 전문학교에 입학시키고 졸업한 이후에는 기존 남성 중심이었던 통계원 자리에 파격적으로 이 여성을 통계원으로 추천하는 등 여러모로 뒤에서 밀어줬다.
그러나 직장장은 이 여성이 통계원이 된 이후부터 그를 옆에 두고 일을 시키면서 끊임없이 성행위를 요구했으며, 거부 의사를 표하면 “일을 잘 못한 것으로 해임시키겠다”, “시집도 못 가게 소문내겠다”라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통계원이 되고 나서 직장장에게 시달리던 이 여성은 지난달 중순 그동안 자신이 겪은 내용들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딸의 사연을 알게 된 어머니는 억울함에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를 찾아가 정문에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직장장의 성폭행 때문에 내 딸이 죽었다”, “직장장은 살인자”라며 소리쳤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여성의 어머니는 이 사건을 중앙당에 신소하겠다면서 ‘통계원이 직장장과 불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 노동자들에게서 눈초리를 받아 상처도 고민도 많았다’는 동료들의 증언을 종이에 써달라 사정하고 있지만 직장장의 친척들이 모두 간부라 건드렸다가 오히려 해를 입을까 봐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장장을 나무라는 상급도 없고 직장장은 오히려 자기는 이 여성을 도와준 죄밖에 없다며 길길이 날뛰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소 통계원 여성과 평소 가깝게 지낸 동료들은 실상을 알고 있어서인지 제일 힘든 작업반으로 옮기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