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따뜻·훈훈한 ‘어머니날’ 보낸 北 주민들

감사 인사 받고 눈시울 적시기도…"이번 어머니날은 부모와 자식 간 정 두터워지는 좋은 계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어머니날(11월16일)의 기쁨을 더해주며 축하장들이 새로 나왔다”고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올해는 많은 북한 주민이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날’을 뜻깊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지난 16일 어머니날에 출가한 자식들이 부모님들을 찾아와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는 등 신의주시의 많은 세대가 다른 해에 비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날을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부터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날에는 자식들이 어머니들에 편지를 쓰거나 꽃다발, 옷을 사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지난해까지는 자식들 대부분이 어머니들을 찾아뵙지 못했고, 찾아뵙더라도 특별한 선물을 드리는 대신 구두로 감사 인사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날을 보낸 가족들이 여럿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 올해 어머니날에는 출가한 자식들이 찾아와 ‘낳아 주고 키우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시집·장가 보내느라 고생했습니다’, ‘내 자식 키워보니 엄마의 수고를 조금은 알겠습니다’라는 등의 인사를 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부모들은 오랜만에 자식들 얼굴도 보고 함께 식사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명절이나 생일보다 더 좋았다며 행복감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어머니날에 부모님을 찾아뵌 한 신의주시 주민은 “여태껏 먹고살기에 바빠 부모님들에 대한 고마움도 다 잊고 살아오다가 코로나 때 온갖 고생이란 고생을 다 겪으며 자식들을 키워보니 부모님들의 수고를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며 “이번 어머니날을 맞아 적은 금액이지만 돈 5만 원을 부모님께 드리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자식들의 인사를 받은 주민은 “밥 먹고 살 때도 듣지 못했던 인사말을 이번 어머니날에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가슴 한편으론 자식을 키우며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으면 마흔이 넘은 지금에 와서 키우느라 고생 많았다는 인사를 하겠느냐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소식통은 “이번 어머니날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출가한 자식들이 부모들의 수고를 알아주고 감사의 인사를 함으로써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이 더 두터워지는 좋은 계기였다”며 “특히 그동안 자녀와 가정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들에게는 순간이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날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