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 앞두고 축하 분위기 띄우라는 北…청년들은 ‘난감’

꽃다발·편지 드리고 음식 대접하라 지시…주머니 사정 좋지 않은 청년들은 부담 느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2년 11월 16일 ‘어머니날’을 맞아 “조국의 미래와 사회주의 대가정의 부흥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들을 축하한다”면서 어머니날을 맞은 각지의 풍경을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어머니날(11월 16)을 앞두고 각 당 및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직에 어머니들에게 공경심을 표하는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해 축하 분위기를 띄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 평안북도 당위원회와 도 청년동맹에는 ‘어머니날을 맞으며 청년들이 어머니들에 대한 공경을 담아 기쁨을 드려 축하 분위기를 띄우는 사업을 전 사회적인 사업으로 진행하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가 내려왔다.

이 지시는 도내 시·군 당 및 청년동맹 조직에 전달됐으며, 이에 따라 정주시 당위원회는 시 청년동맹 조직의 책임자들을 불러 회의를 열고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 이상 학교 학생들과 노동청년들, 시집이나 장가를 가지 않은 청년동맹원들에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줘 어머니날을 뜻깊게 맞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시당은 청년들이 친어머니는 물론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노병의 아내들까지 즉, 가정에서의 어머니와 사회적 어머니들에게도 꽃다발이나 편지를 드리고 함께 사진을 찍으라고 주문했다.

또 시내에 모시고 나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식당에서 좋은 음식을 대접하거나,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드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존경심을 표함으로써 어머니날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띄우라고 요구했다.

소식통은 “시당은 한 해에 한 번밖에 없는 어머니날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배려로 새로 생긴 명절인 만큼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머니들을 존경하고 우대함으로써 어머니들의 그간의 고생을 위로하고 더불어 이를 통해 어른을 공경하는 청년들의 풍모도 부각시키는 좋은 계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당은 어머니날을 기념해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기념품들을 ‘선물’에 비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선물은 오직 김 위원장과 당의 배려와 연관 지을 수 있는 상징적인 단어이며, 어머니들에게 선물을 드린다는 말은 남조선(남한) 괴뢰들이 쓰는 말로 자본주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는 것.

소식통은 “시당은 ‘어머니날 기념품’이라는 표준 문화어가 얼마나 좋은가, 우리의 고유한 문화어를 존중하고 표준 문화어를 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청년들은 이번에 내려진 지시가 좋은 취지라는 것을 알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청년들은 어머니날이니 무엇이든 어머니들이 기뻐하는 일을 한 가지라도 하긴 해야 하겠고 그것이 분명 좋은 일이기는 하나 돈도 없고 형편이 어려운 시기에 강요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청년들의 사정을 아는 어머니들은 대부분 당에서 지시를 내려 고맙기는 하지만 지금 밥 한 끼 먹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아무것도 하지 말고 마음만 받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